CT(Computerized tomography) 촬영을 통해 환자들에게 전리방사선이 노출되며 노출 선량은 촬영된 각 장기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방사선 검사(conventional radiography)에 비해 높다. CT 촬영으로 인한 장기 흡수선량 평가를 위해 NCI-CT와 ALARA-CT 프로그램 등이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CT 역학연구에서는 기록된 프로토콜을 통해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방사선 노출량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인적 특성과 검사 종류에 따라 큰 차이가 있어 개인별 방사선 노출의 변이를 고려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인구집단을 직접 관찰한 연구가 진행되기 이전에는 CT 촬영에 의한 생애기여암위험도 예측 연구들이 주로 보고되었다. 대표적으로 미국인의 2007년 CT 촬영으로 인한 생애기여암 규모가 약 29,000명으로 추산된 바 있으며 이는 미국인 암 발생의 2%를 차지하였다. 영국의 경우 2015년 시행된 CT 촬영으로 64명의 암발생, 2016-2020년에 어린이들에게 CT 촬영으로 인한 암발생이 230-680명으로 추산되었다. 국내의 경우 CT 장비 갯수가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많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2016년 보험자료에 근거하면 CT 촬영으로 인하여 10만 명당 약 40명의 생애기여암위험도가 산출된 바 있다. 이는 약 3,402명의 암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규모로서 기저위험대비 생애기여암의 기여분율은 약 0.2%였다. 복부와 흉부 CT에 의한 방사선 노출이 많았으며, 나이가 어리고 여성일수록 위험도가 더 높았다.
CT 노출과 암 발생 위험을 직접 관찰한 역학 연구 결과는 연구대상, 건강 영향의 종류, 노출 평가 방식 및 바이어스 보정 방식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CT 연구에서 특히 소아에 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으며, 그 이유는 1) 어린이의 경우 신체 크기가 작고 장기와의 거리가 가까워 성인에서보다 노출량이 크며, 2) 어린이가 방사선에 더 민감하고, 3) 어린이는 성인보다 긴 기대여명을 갖고 있어 방사선에 의한 건강 영향이 많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무 기록을 통해 진행된 역학연구들의 현황을 정리한 고찰에 의하면(표 13.2.1) 대체로 백혈병과 뇌종양의 경우 CT 노출과 유의한 연관성이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백혈병 연구의 경우 평균 골수선량은 6–12mGy였으며 초과상대위험도는 100mGy 당 0.04-13 정도였다. 이중 선량당 위험도 산출이 가능한 연구들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 백혈병의 경우 초과상대위험도가 1.05(95% CI: -0.58, 2.69)로 증가하였다. 뇌종양 연구의 경우에서는 평균 뇌선량은 18–43mGy 였으며 초과상대위험도는 100 mGy당 0.7-1.2 였다. 이중 선량당 위험도가 가능한 연구들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는 100mGy당 초과상대위험도 0.79(95% CI: 0.47, 1.11)로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표 13.2.1 CT 촬영에 의한 백혈병과 뇌종양 위험도 연구
EPI-CT(EPIdemiological study to quntify risks for paediatric Computerized Tomography and to optimize doses, https://epi-ct.iarc.fr/)는 국제암연구소에서 유럽 9개국(영국, 독일, 프랑스,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의 연구를 통합하여 진행하는 CT 촬영과 건강 영향에 관한 코호트 연구이다. 각 국가에서 22세 이전에 한 번이라도 CT를 찍었던 소아나 청소년을 전자 의무기록을 통해 모집하였으며(1,170,186명), 검사 당시 혹은 1년 이내 암이 진단된 경우는 제외하여 CT 노출 이후 최소 1년 이상 추적된 948,174명의 소아와 청소년을 추적관찰하고 있다. 이 연구는 2011년 시작되었으며 후향적으로 자료를 수집하여 암 발생 및 사망 등록 자료와 연계하는 수동적인 추적관찰을 하는 코호트 형태이다. 연구 시작 이후에는 전향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즉 기본적으로 등록자료를 연계한 코호트(register-based cohort)이며 이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까지 추적한 전체 평균 추적 기간은 7.8년이었으며 CT 노출 연도는 스웨덴이 1977년부터, 벨기에는 2001년부터 가능하였다.
방사선 노출 자료는 각 병원에서 방사선정보시스템(RIS)을 통해 CT 관련 정보들을 수집하였다. 여기에는 성별, 출생연도, 측정 부위, 일자, 측정 이유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으로부터 사용된 CT 선량에 대한 추가 정보를 확보하였다. 이렇게 확보한 정보들을 미국 NCI-CT 프로그램에 적용하여 장기선량을 산출하였다. 분석 결과 한 사람당 평균 1.5번의 CT를 찍었으며 75%는 한 번만 촬영하였고 촬영 부위는 두경부가 가장 많았다. 그 외 병원자료 및 국가 인구조사 자료를 통해 질병력과 사회경제적 상태에 대한 정보도 확보하였다.
전체 사망률은 CT 노출 후 첫 5년까지 추적한 결과 전체 표준화사망비는 4.2(95% CI: 4.1, 4.3)로 크게 증가하였다(벨기에는 가장 낮아 1.9, 덴마크가 가장 높아 4.9의 표준화사망비를 보였다). 한편 CT 촬영 후 5년이 지난 다음의 전체 표준화사망비는 2.2(95% CI: 2.2, 2.3), 암사망이 1.1, 비악성종양 사망이 2.3으로 감소되었다. 이러한 감소는 코호트 대상자들, 즉 CT를 찍는 소아 청소년들이 대부분 환자로서 일반인보다 건강하지 못했으며, 초기 사망의 경우 CT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저질환에 의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저질환에 의한 영향을 제거하려면 5년 이상의 기간을 설정하여 그 이후 관찰된 경우들을 대상으로 방사선 노출과의 관련성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제시하였다.
EPI-CT에 포함된 개별 나라들의 결과들은 방사선량과 악성종양이 대체로 유의한 선량-반응 결과를 보고하였다(표 13.2.2). 영국 연구에서는 뇌종양과 백혈병이 유의한 관련성을 보인 반면 호지킨스 림프종은 관련성이 유의하지 않았다. 반면 독일 연구의 경우에는 림프종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프랑스와 독일의 연구에서 백혈병과 뇌종양의 증가하였고 네덜란드 연구에서는 뇌종양은 유의하게 증가한 반면 백혈병은 유의하지 않았다. 각 나라별 차이는 비록 같은 노출과 건강 영향 연구라고 하더라도 인구집단의 특성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역학연구에서 이처럼 차이 나는 결과는 왜 다른지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낼 수 있는 흥미 있는 단서가 되며, 다른 연구와 일관된 결과는 인과성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Hauptmann 등에 의해 2023년에 발표된 EPI-CT 연구에 의하면 뇌종양의 초과상대위험도가 선형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ERR/100mGy = 1.27 [0.51-2.69]). 이때 평균 누적 뇌선량은(5년 래그) 47.4 mGy였으며, 50 mGy 까지의 선량으로 국한한 경우에서도 유의한 위험도 증가가 관찰되었다. 초과절대위험도는 뇌 CT를 한번 촬영하는 소아청소년 1만명당 1명이 향후 5-15년 사이에 방사선으로 인해 뇌종양이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 연구의 추적기간이 짧아(중위수 5.6년) 소아가 성인이 되었을때의 위험도까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간의 추적이 요구되었다. 최근 보고된 혈액종양 연구에서는 전체 혈액종양의 초과상대위험도가 선형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ERR/100mGy = 1.96 [1.10-3.12]). 또한 이 연구에서는 백혈병뿐만 아니라 호즈킨 림프종과 비호즈킨 림프종의 위험도도 유의한 증가를 보고하였다. 연구대상자는 첫 CT 촬영후 최소한 2년 이상 추적된 경우로 제한하였으며 관찰된 혈액종양 환자는 790명이었다. 평균 추적기간은 7.8년이었고 누적 골수 평균선량은 15.6mGy였다. 초과절대위험도는 100mGy당 10만명 노출시 17.7명으로 산출되었다. 이는 현재 CT 검사 선량을 고려하면 CT 검사받는 1만명의 어린이당 12년 이후 약 1.4명이 CT 방사선에 의해 혈액종양이 발생하는 규모이다.
뇌종양과 혈액종양 연구 모두 노출시 연령이 어릴 경우 위험도가 낮게 나왔으며(일본원폭생존자 연구에서의 경우와는 다른 양상), 기존 연구와의 이러한 차이는 추적기간이 짧고 나라별 이질성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원폭생존자 연구와 비교할때 EPI-CT 연구에서의 위험도가 크게 산출된 차이도 보였으나, 선량-반응 관련성이 문턱선량이 없는 선형적 증가라는 양상은 일관적이었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EPI-CT 연구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CT 검사의 위험도를 직접 산출하는 대규모 연구로서 의료 시술의 이익과 위해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표 13.2.2 EPI-CT 연구에서 각 나라별 주요 결과
(가) 영국
어린이 CT 노출로 인한 암 발생 위험을 직접 추정한 최초의 대규모 코호트연구는 영국에서 보고되었다(NCI-UK Childhood CT study). 이 연구에서는 국가 방사선 정보 시스템 자료를 통해 1985년에서 2002년 동안 22세 미만에 적어도 한 번 이라도 CT를 촬영한 약 18만 명의 후향적 코호트를 구축하고 2008년까지 추적 관찰하였다. 이 기간에 발생한 백혈병과 뇌종양 환자는 각각 74명과 135명이었다. 연구 결과 2년의 잠재기를 고려한 백혈병의 발생 위험은(평균 10년 추적관찰) 초과상대위험도가 mGy당 0.036(95% CI: 0.005, 0.120)이었으며, 5년의 잠재기를 고려한 뇌종양 발생(평균 7년 추적관찰) 초과상대위험도는 mGy당 0.023(95% CI: 0.010, 0.049)으로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선량-반응 관련성은 백혈병과 뇌종양 모두 선형적인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일본 원폭 생존자 연구와 비교 시 백혈병 위험도 결과는 대체로 비슷하다고 할 수 있으나 뇌종양 위험도는 높다. 뇌종양에서의 위험도 차이는 5년 잠재기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과 악성종양과 관련 있는 기저질환으로 CT를 더 많이 찍게 될 가능성 때문으로 해석되었다.
따라서 CT를 촬영한 어린이 청소년들의 기저질환에 대한 종류를 별도로 조사한 결과, 영국에서 1995-2008년 기간 CT 촬영자 중 암이 의심되거나 관련이 있을 것 같은 질환은 약 5%뿐이었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은 실제 암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역인과성(reverse causality)의 경우는 적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악성종양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는 선천성 질환(다운증후군 등)의 분율은 낮아 적응증에 의한 교란 작용도 크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즉 방사선 검사를 실시하는 대부분의 원인은 외상, 신경계질환, 심혈관 질환들이 차지하였고, 이들 질환이 방사선(노출)과 연관은 되어있으나 암 발생의 위험요인은 아니므로 교란 요인으로서 작용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후속 연구로서 기존 연구에서 직접 확보할 수 없었던 사망자의 사망원인, 병리 소견으로부터 추가적인 임상 정보를 파악하여 암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cancer-predisposing conditions)을 가진 환자와 이전 연구에서는 보고되지 않았던 CT 촬영 이전에 암으로 진단된 환자를 제외한 분석을 실시하였다(그림 13.2.1). 이들을 제외한 경우, 백혈병의 초과상대위험도는 mGy당 0.036에서 0.033으로 기존 결과와 거의 비슷하게 유의한 증가를 보였다. 반면 뇌종양의 경우는 초과상대위험도가 mGy당 0.023에서 0.016로 감소하였지만 유의하였으며, 원폭 생존자 연구 결과와도 유사해졌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들은 소아에서 CT로 인한 저선량 방사선 노출과 암 발생 위험에 대한 역학연구를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풀어나간 사례이다. 영국 연구는 CT 노출과 암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를 최초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현재 선량을 보다 정확히 산술하고 환자군을 더욱 많이 모으고 있으므로, 향후 대규모 인구 집단을 통해 초과 위험도 결과뿐 아니라 효과변경인자들에 대한 새로운 결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13.2.1 CT 촬영과 뇌종양에 대한 선량-반응 관련성 (a: 제외자 없음, b: 기저질환자 제외, c: 암유병자 제외)
(나) 프랑스
프랑스에서도 CT를 촬영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였다. 노출 선량은 방사선 정보 시스템을 통해 평가하였고,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 소아의 경우에는 ICD-10 코드의 퇴원 진단명의 임상 정보를 이용하여 백혈병과 뇌종양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질환이나 증후군)들을 파악하였다. 연구 결과 제외 기간 및 선량 잠재기를 2년으로 한 경우 누적 장기선량에 대한 초과상대위험도는 백혈병이 mGy당 0.047(95% CI -0.065, 0.159), 뇌종양은 mGy당 0.012(95% CI -0.013, 0.037)으로, CT 노출과 관련해서 유의한 초과 위험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CT로 인한 소아암의 위험도가 기저질환을 보정하면 감소하여 교란작용으로 간주하였다. 그러나 기저질환 유무에 따라서 위험도의 차이가 크게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교란 작용보다는 효과변경인자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이 연구집단에서는 기저질환을 가진 경우가 32%나 되었지만, 실제 인구집단에서는 기저질환의 규모가 약 4% 정도이므로 두 군을 합치는 것보다 기저질환이 없는 군의 위험도를 보여주는 것이 더 합리적이었다. 기저질환이 없는 집단에서의 위험도가 일반인을 대변하므로 모두 합쳐진 위험도보다 공중보건학적으로 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저질환 여부에 따른 후속 연구가 진행되었다. 백혈병의 경우 누적 장기선량 10mGy 증가에 따른 위험비(hazard ratio)는 모든 대상자에서 1.11(0.70, 1.26),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 1.16,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는 0.57이었다. 뇌종양의 경우 누적 장기선량 10mGy 증가에 따른 위험비는 모든 대상자에서 1.05(0.95, 1.09),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 1.07,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0.80이었다. 즉 기저질환이 없는 소아에게 암위험도를 증가시켰고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는 암이 아닌 기저질환으로 인한 조기사망으로 암위험도가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기저질환은 교란인자로 작용하기보다는 방사선의 암위험도의 효과를 조절하는 인자로 더 크게 작용하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다) 다른 나라들
네덜란드에서는 1979년에서 2012년 사이에 CT를 한 번 이상 촬영한 적이 있는 어린이 168,394명을 대상으로 뇌종양과 백혈병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평균 누적 골수선량은 9.5mGy였으며 누적 뇌선량은 38.5mGy였다. 뇌종양의 위험도는 100mGy 당 0.86으로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나 백혈병과의 연관성은 유의하지 않았다.
호주에서는 의료보험 자료를 이용하여 1985년에서 2005년까지 19세 이하 약 1,094만 명의 코호트를 구축하여 2007년 말까지 추적 관찰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 중 한 번 이상 CT 촬영을 받은 약 68만 명을 CT 비노출군과 비교하였다. 성별, 연령, 출생연도를 보정한 후 비노출군에 대한 노출군의 암 발생 상대위험비는 1.24(95% CI: 1.20, 1.29), 백혈병은 1.19(95% CI: 1.03, 1.37), 뇌종양은 2.13(95% CI: 1.88, 2.41)이었다. 암위험도는 CT를 어릴 때 촬영할수록 높았으며 CT 촬영 횟수와 비례하여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대만에서도 의료보험자료를 활용하여 어린이 CT 촬영에 따른 유의한 상대위험도를 제시하였다. 대표적으로 1998-2006년 사이에 두부 CT를 촬영한 18세 미만 어린이 청소년 24,418명을 대상으로 성별, 연령, CT 촬영 연도와 월에 따라 1:4로 짝짓고 이 기간에 두부 CT 촬영이 없는 소아와 1:4로 짝짓기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가 시행되었다. 두부 CT 노출군의 암 발생 위험비는 모든 암에 대해 1.29(95% CI 0.90, 1.85), 백혈병 1.90(0.82, 4.40), 악성 뇌종양 1.84(0.64, 5.29)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양성 뇌종양 위험도는 2.97(1.49, 5.93)로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그리고 두부 CT 촬영 빈도가 높을수록 뇌종양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또 다른 코호트 내 환자-대조군 연구에서는 갑상선암 위험도가 2.55배, 백혈병 위험도가 1.55배 유의하게 증가한 결과를 보고하였다. 또한 1997년과 2010년 동안 비호지킨림프종으로 치료를 받은 4,87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CT를 많이 촬영하는 경우 이차암의 위험도가 2.25배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대만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 CT 노출 역학연구를 가장 활발히 시행되고 있으나 아직 단위 선량당 위험도를 보여주진 않았다.
국내에서는 의료보험 자료를 이용해서 충수염 수술을 받은 825,8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CT를 촬영한 집단과 촬영하지 않은 집단으로 나누어 비교한 결과, 전체 혈액 종양의 상대위험도가 1.26으로 유의한 증가를 보고하였다. 이러한 위험도 증가는 다른 암종에서는 군간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지만, 백혈병에서만 1.4배의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보험자료를 활용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2006-2015년 간 CT 촬영을 한 19세 이하 대상자들에 대한 암 위험도가 거의 모든 장기별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나, 기저질환 및 역인과성에 대한 영향으로 해석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연구들은 CT 사용으로 인한 임상적 유용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한 노출 선량을 최소화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의미가 있다.
역인과성(reverse causality)과 적응증에 의한 교란작용(confounding by indication)은 CT를 비롯해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료방사선 노출에 의한 건강 영향 평가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주제들이다.
그림 13.2.2 방사선 검사와 질병 발생 간의 역인과성과 교란작용 기전
(가) 역인과성
역인과성은 CT에 의해 암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암에 걸려 있는 초기의 환자들에서 증상이 의심되어 CT를 찍게 되면 마치 CT 노출 때문에 암이 발생한 것처럼 잘못 해석되는 경우이다. 역인과성은 특히 CT 촬영이 암 진단 검사로 주로 활용되고, 임상 증상으로 암을 의심하게 되는 시점과 확진이 이루어지는 시기 사이의 기간이 긴 경우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즉 첫 증상과 확진 사이의 지연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뇌종양에서 잘 발생 될 수 있으며, 반면에 혈액 종양의(백혈병과 림프종 등) 경우 지연 기간이 짧고 CT 촬영이 혈액 종양의 우선적인 진단 검사 방법이 아니므로 역인과성의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역인과성은 자료 분석시 CT 촬영과 암발생의 간격을 충분히 길게 설정함으로써 최소화할 수 있다. 즉 방사선 검사와 암의 진단 기간을 길게 두어 그사이에 발생한 암을 제외하면 암 유병자에 의한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이때 제외 기간을 길게 두면 둘수록 역인과성을 줄일 수 있지만, 너무 길면 제외되는 대상자가 많아 환자수가 줄어들게 되므로 합리적인 잠재기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국 연구에서는 백혈병에 대해서는 2년의 제외 기간을 두었고 고형암에 대해서는 5년의 제외 기간을 설정한 바 있다. 검사와 질병 진단 사이의 기간 설정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므로, 한가지의 기간 설정보다는 다양한 제외 기간에 따른 민감도 분석을 적용한다.
(나) 적응증에 의한 교란 작용
적응증에 의한 교란 작용은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 이 질환에 의한 암위험도가 CT에 의한 영향을 교란하는 경우이다. 즉 기저질환이 암발생의 위험요인이며 동시에 CT 노출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게 되면, CT 검사와 암발생과의 인과성을 평가하는 데 교란변수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다운증후군의 경우 백혈병의 위험도 증가와 관련된 질환이며, 심장 기형 등 다른 의학적 문제들에 대한 추적관찰을 위해 반복적인 의료검사들을 받게 된다. 적응증에 의한 교란 작용은 역인과성과는 달리 암에 걸린 것은 CT 촬영 이후로서 시간적 선후관계에는 모순이 없으나, CT를 찍게 한 다른 기저질환이 암 발생의 요인으로 작용한 상황이다.
반대로 만약 암 발생을 낮추는 기저질환자들이 연구에 포함되어 있다면 음의 교란작용(negative confounding)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암 발생 위험도를 낮추는 질환자들 (예를 들어 만약 알러지 환자군 등)만을 연구대상자로 선택해서 방사선의 노출 효과를 관찰하였다면 교란작용의 방향성을 고려할때 관찰된 방사선의 효과를 더욱 분명히 설명할 수 있다.
적응증에 의한 교란 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질환을 사전에 연구대상자에서 제외하거나 분석에서 보정한다. 이를 위해 환자들의 의무기록에서 다른 질병력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최근 CT 연구들에서는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질환을 파악하기 위해서 임상 정보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만약 기저질환이 의심된다면 누가 왜 방사선 촬영을 받는지에 대한 조사를 통해 교란 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지, 만약 발생했다면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는지를 파악한다. 역학에서는 이처럼 비록 바이어스를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어도 합리적 접근을 통해 방사선 노출과 건강 영향에 대한 근거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