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에 의한 건강영향에는 노출 후 단기간에 나타나는 미세한 생리·생화학적 변화 및 임상증상으로부터, 수년 또는 수십 년 이후에 나타나는 만성 건강영향들이 포함될 수 있다. 그런데 급성 건강영향과는 달리 만성 건강영향들은 농약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우선 농약 노출 시점 자체가 불분명하며 이로 인한 질병 시작 시점(induction period)을 결정하기 어렵고, 질병의 시작부터 발현까지의 기간(latent period)이 길어 농약 노출과 질병 발생과의 원인적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동일한 농약이라 하더라도 노출강도와 방식에 따라 다른 형태의 건강영향을 보일 수 있다. 그리고 만성 건강영향들은 조사하고자 하는 농약 노출뿐 아니라 개인적 생활습관, 유전적 감수성 및 동시에 노출된 다른 환경요인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농약 노출로 인한 만성 건강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조사하고자 하는 건강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환경 및 생활습관 요인들을 함께 조사하여 보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약에 의한 만성건강영향에 대해서는 그동안 주로 직업적으로 농약에 노출되고 있는 농업인들 및 사업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일반적으로 직업적 농약 노출과 일부 만성 건강영향과의 원인적 연관성은 인정하면서도 아직 결과들이 일관적이거나 양-반응 관련성을 충분히 만족시키지는 못한 상황이다. 특히 각 개별 농약의 구체적인 건강영향 및 질병 기전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진행된 보건학적 연구들은 농약과 건강에 대한 중요한 결과들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농업인건강연구는 농약과 만성 건강영향을 조사하는 가장 대표적인 연구로서, 이 연구를 통해 개별 농약들의 건강영향에 대해 본격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농약 노출과 관련되어 지금까지 주로 연구된 만성 건강영향들로는 악성종양을 비롯하여, 호흡기 질환(천식, 만성 기관지염, 폐기능감소, 천명, 비염 등), 신경계 질환(우울증, 파킨슨병 및 말초신경염 등), 안과적 질환(망막변성 등), 그 외에 당뇨병, 손상, 폐경 시기의 변화 및 불임, 면역독성 등이 있다. 대부분의 건강영향들은 농약을 직접 살포하는 농업인들에게서 관찰된 것이지만 우울증, 망막변성, 기관지염, 폐경지연(delayed menopause) 등의 건강영향은 간접적으로 농약에 노출된 농업인의 배우자들에게도 관찰되었다. 이러한 결과들은 비록 초기단계이지만 다른 학문영역에서는 얻을 수 없는 인구집단에 대한 중요한 내용들이다.
가) 농약의 발암성
농약의 직업적 노출은 사람들에게 악성종양(cancer)을 발생시키거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에 의해 현재까지 발암성이 확인된 경우(Group 1)로 분류된 농약들은 훈증제로 사용되는 ethylene oxide와 농약 제조시 부산물로써 형성되는 TCDD가 포함된다(표 5-1). 과거에 농약으로 사용된 적이 있는 비소를 함유한 살충제도 발암성이 확인된 경우로 분류된다. 발암성이 추정된 경우(Group 2A)는 농업인들에게 일반적인 노출 상황인 ‘살충제의 직업적 노출’을 포함하여 captafol, ethylene dibromide, nonarsenical inseciticides 등이, 발암성이 가능한 경우(Group 2B)는 aramite, DDT, para-dichlorobenzene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결정은 개별 농약의 암 위험도와 노출 정도에 따른 것으로 새로운 연구결과가 축적되면 일정 기간 이후에 재평가 작업을 하기도 한다.
<표 5-1> 국제암연구소에 의한 농약의 발암성 분류
출처:Siemiatycki J et al. Listing occupational carcinogens.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2004.
농약 노출이 인간에게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독성 기전은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독성을 비롯하여 DNA 메틸화, 면역독성, 활성산화작용, 호르몬 작용 및 다른 발암물질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기전들이 연구되고 있다. 특히 최근 농약들은 대부분 유전독성이 없는 물질들임에도 불구하고 역학연구에서 악성종양과 양-반응관련성을 보이기도 하여 다양한 기전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농약과 악성종양과의 역학적 연관성은 미국에서 1970년대 생태학적 연구를 통해 가설이 생성되었으며, 1980년대에 들어서 농촌지역 주민과 농약 노출 직업군에 대한 사망률 및 환자-대조군 연구를 통해 활발히 진행되었다. 이러한 결과에 근거하여 농약을 포함한 농촌 환경이 농업인의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 보다 분명한 인과 관계를 구명하고자 1993년 말 전향적 농업인 코호트 연구인 미국농업인건강연구가 시작되었다. 최근까지의 이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일부 개별 농약들이 폐암, 백혈병, 혈액종양,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췌장암, 대장암, 직장암, 방광암, 전립샘암, 뇌종양, 그리고 피부암 등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그러나 기존의 농업인에 대한 악성종양 결과들은 주로 암 등록 자료가 상대적으로 잘 갖추어진 백인 남성 농업인들로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농약에 의한 악성종양 위험도의 성별, 인종별 차이를 보는 데에는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농업인에서의 악성종양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노출 상황과 환경요인이 서로 다른 각 나라별 다양한 인종 및 직업에서의 연구들이 필요하다.
나) 주요 농약 및 악성 종양
유기염소계 농약은 암 발생과 관련되어 가장 많이 연구된 농약으로서 비호지킨림프종, 백혈병, 중추신경계암, 전립샘암, 췌장암, 간암 및 유방암 등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암 발생과 연관된 대표적인 유기염소계 농약들로는 DDT, chlordane, lindane, methoxychlor, toxaphene 등이 언급되고 있으나 개별 농약들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여러 유기인계 농약들(crotoxyphos, dichlorvos, famphur, diazinon, fonofos, malathion, phorate 등)도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전립샘암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특히 동물실험에서는 발암성이 보고되지 않았던 chlorpyrifos라는 유기인계 농약에 직업적으로 노출될 경우 폐암 발생이 증가된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 농약 관리에 있어서 인구집단을 근거로 한 역학적 평가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그 외 carbofuran이라는 카바메이트계 살충제는 비호지킨림프종, 뇌종양, 폐암 발생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페녹시 계통 제초제는 2,4-D, 2,4,5-T, MCPA 등의 농약을 포함하는 것으로 비호지킨림프종, 백혈병, 연조직육종, 전립샘암 발생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Triazine 계통 제초제는 atrazine, simazine, propazine, terbutylazine, cyanazine 등을 포함하고 있는 농약들로서 주로 전립샘암과 난소암 등과의 연관성이 보고된 바 있다. 그 외 alachlor 제초제는 농업인에서 백혈병 발생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한편 최근까지의 역학적 결과를 정리하여 악성종양과 유의한 양-반응관계를 보인 개별 농약들이 <표 5-2>와 같이 정리된 바 있다. 이 중에서 전립샘암은 서구에서 발생률이 높은 악성종양으로 다른 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특히 butylate, chlordecone, DDT, fonofos, lindane, simazine 농약들과 연관성이 제시되고 있으며 기전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분자 역학적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 단계이다.
<표 5-2> 악성종양과 유의한 역학적 관련성을 보인 개별농약들
출처:Alavanja MC and Bonner MR. Occupational pesticide exposures and cancer risk:a review. Journal of Toxicology and Environmental Health. Part B, Critical Reviews. 2012.
비호지킨림프종은 농약 노출과 관련되어 많이 보고되고 있는 대표적인 악성종양이다. 비호지킨림프종의 위험도를 높이는 농약들로는 페녹시계 제초제, 유기염소계 살충제, 유기인계 살충제, 카바메이트계 및 살균제 등 다양한 종류가 보고된 바 있다. 환자-대조군 연구들에 대한 메타분석에 의하면 농약을 살포하는 농업인의 경우 비호지킨림프종에 걸릴 위험성이 약 35% 유의하게 증가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한편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의하면 일부 농약들(dieldrin, lindane, toxaphene, atrazine)에 노출된 경우 14번 염색체의 일부가 18번 염색체로 전위(translocation)된 비호지킨림프종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농약 노출에 따른 유전-환경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반면 농약제조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는 대부분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아 비호지킨림프종 발생에 있어서 농업인이 갖고 있는 다른 농업환경 요인들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미국 중서부 지역의 환자-대조군 연구에 의하면 천식 자체는 비호지킨림프종의 위험도를 감소시킴에도 불구하고 천식 환자가 농약에 노출되었을 때는 비천식군보다 오히려 비호지킨림프종의 위험도가 증가되었다. 미국에서 실시된 또 다른 환자-대조군 연구에서도 천식의 중증도가 심할수록 즉 천식으로 입원한 경우 또는 치료약을 복용한 경우 농약 노출에 의해 비호지킨림프종의 발생 위험도가 더욱 커진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에서 실시된 환자-대조군 연구에서는 유의한 관련성을 발견하지 못해, 농약과 천식과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다양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백혈병에 대해서도 농약 노출과 관련되어 많은 연구들이 있었으며 주로 유기인계 및 유기염소계 농약들이 관련되어 보고되었다. 아직까지 특정 농약에 대해 일관성 있는 연관성이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특히 유기인계 살충제로서 diazinon과 유기염소계 살충제인 chlordane은 백혈병 위험도와 양-반응 관련성을 보여주어 향후 깊이 있게 연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폐암은 페녹시계 제초제 사용과 유의한 연관성이 보고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최근 미국농업인건강연구를 통해서는 연령과 흡연을 보정한 상태에서 chlorpyrifos, diazinon, dieldrin들과 유의한 양-반응 관련성을 보였다. 그 외 carbofuran, dicamba, metolachlor, pendimethalin 등과의 농약들과도 연관성이 관찰되었다.
대장암은 일반적으로 농약 및 다른 환경요인들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생각된 악성종양이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의 연구들에서 결장암이 aldicarb, dicamba, EPTC, imazethapyr, trifluralin 등과, 직장암은 chlordane, chlorpyrifos, pendimethalin 등과 유의한 연관성이 보고되었다. 비록 연관성에 대한 기전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았지만 역학적 양-반응관계는 뚜렷이 보고되고 있다.
뇌종양도 농작업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은 악성종양이지만 아직까지 개별 농약에 대한 연구는 적으며 일관된 결과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미국 네브라스카 지역에서 1988년도부터 1993년도까지 뇌종양에 대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환자-대조군 연구가 실시되어 일부 개별 농약들(metribuzin, paraquat, bufencarb, chlorpyrifos, coumaphos)이 뇌종양(원발성 두개내 신경교종, primary intracranial glioma)의 위험도를 유의하게 증가시켰다고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1990년대 초에 미국 중서부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한 환자-대조군 연구에서는 유의한 증가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보건학적 연구들이 실제 농약을 평가하거나 관리하는 데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농업인건강연구에서 지금까지 악성종양과 유의한 양-반응 관련성을 보여 준 개별농약들 중에서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 등록되어 있는 상황은 <표 5-3>과 같다. 비록 역학 연구들에서 악성종양과 유의한 연관성을 발견한 개별 농약들이라고 하더라도 아직 미국 환경보호국, 캐나다 농약관리국 그리고 국제암연구소에서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거나, 발암성으로 고려되지 않은 물질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개별 농약들에대한 새로운 역학적 결과들에 근거하여 사람에서의 발암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것은 개별 농약을 관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표 5-3> 미국농업인건강연구에서 악성종양과 양-반응관계를 보인 농약들의 분류현황
aU.S. 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미국 환경보호국
bPMRA, Pest Management Regulatory Agency:캐나다 농약관리국
cIARC,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국제암연구소
출처:Weichenthal S et al. A review of pesticide exposure and cancer incidence in the Agricultural Health Study cohort.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2010.
한편 소아 악성종양의 환경적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전리방사선 노출 외에 아직 많은 부분이 밝혀져 있지 않고 있으나 농약 노출과 관련되어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논문들에 의하면 환경적 농약 노출 및 부모를 통한 간접적인 노출이 소아 백혈병, 뇌종양, 림프종의 발생 위험도를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표 5-4). 그 외에 유잉육종(Ewing’s sarcoma), 연조직육종(soft tissue sarcoma), 윌름스종양(Wilm’s tumor)에 대해서도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연관성은 농약의 종류에 따라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며 출산 전 노출이 특히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 5-4> 농약 노출과 소아 악성종양에 대한 위험도
출처:Vinson F et al. Exposure to pesticides and risk of childhood cancer:a meta-analysis of recent epidemiological studies.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 2011.
다) 국내 사례
악성종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망원인을 차지하고 있는 질환으로서 농림어업인에서도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1996-2010년 사망원인통계 자료 분석에 의하면 농업인의 악성종양은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서 약 40%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암의 종류별로는 식도암, 위암, 간암, 췌장암, 폐암, 백혈병, 뇌종양, 전립샘암의 사망률이 일반 인구집단보다 유의하게 높았고 대장암과 유방암은 낮게 나타났다. 한편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통해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농업인에서의 악성종양 유병률이 일반 인구집단보다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농업인에서 악성종양의 사망률은 높으나 유병률은 낮은 현상은 농업인에서 상대적으로 말기에 병원을 이용하는 중증 환자가 많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국내에서는 일부 농촌 주민 약 6천 명에 대한 추적 자료를 통해 농약을 사용하는 남성 농업인들에서 전체 암과 소화기계 암의 사망이 증가되었으나 여성 농업인은 모든 부위의 악성종양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그리고 사망 자료와 농업총조사를 이용한 생태학적 연구에서도 지역별 농촌지표(farming index)가 높아질수록 일부 암(식도암, 위암, 뇌종양, 백혈병) 사망률이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 대장암과 담낭암은 유의하게 감소되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1995-2006년까지 통계청 출생신고 자료를 통해 등록된 6,843,945명의 소아에 대한 후향적 출생사망 코호트 자료에서는 농촌 지역일수록 소아 백혈병 사망의 위험도가 증가되었다.
한편 공군에 입대하여 감과 배를 재배하는 유실수반에 근무하여 2년 4개월 동안 농약을 살포하고 전역 후 비호지킨림프종이 발병한 사례가 있었으며, 산림병해충 방제용 농약을 살포 작업을 했던 산림청 소속 직원이 직업성 폐암으로 보상받은 경우도 있었다. 향후 우리나라에서 농약 노출과 악성종양과의 연관성에 대한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이 많이 제기될 수 있어 각 직업군별로 농약 노출 상황에 대한 철저한 파악이 필요하다. 그리고 직업적으로 농약에 노출된다는 것 자체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기존 연구들을 통해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경계 질환은 농약 노출과 관련된 대표적인 건강영향으로서 신경학적 증상 (neurological symptoms), 신경행동기능 변화(neurobehavioral change), 우울증(depression), 말초 신경 기능 장애,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근위축성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등에 대한 보고가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농업인건강연구에서 농약 노출과 신경계 영향에 대한 최신 연구들을 정리하면 <표 5-5>와 같다.
<표 5-5> 미국농업인건강연구에서 농약 노출과 관련되어 보고된 신경계 질환들
가) 신경학적 증상 및 신경행동기능 장애
급성 농약 노출에 따른 신경학적 증상은 잘 알려져 있는 건강영향이다. 여러 농약들 중 특히 유기인계 농약들이 비특이적인 임상증상(두통, 어지러움, 피로, 구토 등)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것은 유기인계 살충제가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의 억제 작용을 통해 해충의 신경기능에 영향을 주도록 만들어져 있어 사람에게도 잠재적인 신경독성을 갖는 것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유기염소계 농약들도 신경학적 증상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외에 다양한 기전이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신경계 영향으로서 흥분, 우울, 불안 등의 정서장애, 기억력 및 집중장애 등 인지기능, 감각이상, 시력 및 냄새 변화 등 감각기능, 운동기능, 자율신경기능 등이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신경행동기능은 농약을 비롯한 많은 독성물질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최근 연구들을 정리하면 농업인 또는 농약 살포자에서 직업적 농약 노출은 여러 신경행동 기능 즉 주의력, 시각 운동, 통합기능, 언어적 추상화, 복합개념 인지능력의 저하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한편 프랑스에서 포도원 내 농약 살포자를 추적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만성적 농약 노출이 인지장애에 영향을 주어 이후 치매의 발생과도 연관 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특히 유기인계 농약이 가장 유의하게 신경행동기능의 변화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약 노출과 신경발달 장애에 대한 연구는 주로 소아들을 대상으로 유기인계 및 유기염소계 농약 노출 연구들이 많이 실시되었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을 종합하면 비록 결과들이 일관적이지 못하지만 임신 중 농약 노출은 태아의 신경발달을 저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소변 중 유기인계 농도가 높을수록 집중력 장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소아에서의 농약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아의 자폐증도 농약 노출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고 보고되었으며 농약에 의한 신경독성, 산화손상, 면역독성, 부모의 갑상샘 기능 저하 등이 가능한 기전으로 알려졌다. 관련 농약들로는 유기인계, 유기염소계, 피레스로이드계 등 다양한 농약들이 보고되었다. 특히 chlorpyrifos는 신경계 기능과 관련되어 많은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낮은 농도에서도 소아의 뇌발달에 구조적인 변화를 준다고 보고된 바 있다.
나)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행동장애가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퇴행성 신경 질환 중의 하나로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률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파킨슨병의 원인에 대해서는 충분히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이며 위험요인으로서 여러 유전 및 환경적 요인들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그중 농약 및 농약 노출과 관련된 요인들(농촌 거주 및 농작업 종사, 우물물 섭취 등)에 대해서 현재까지 많은 연구들이 실시되었으며 대체로 일관되게 농약 사용이 파킨슨병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메타 연구에 의하면 농약 노출 여부에 따라서 파킨슨병이 약 60% 증가된 위험도를 보였으며 특히 제초제와 살충제의 위험도가 높았고 살균제의 경우는 유의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5-6). 이러한 결과는 개별 연구들의 농약 노출 평가 방식, 연구 지역 및 연구 형태 등에 상관없이 일관적으로 나타나 농약 노출과 파킨슨병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표 5-6> 농약 노출과 파킨슨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
출처:van der Mark M et al. Is pesticides use related to Parkinson disease? Some clues to heterogeneity in study results.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2012.
파킨슨병과 관련된 개별 농약들로는 paraquat, maneb, chlorpyrifos, rotenone, DDT, dieldrin, heptachlor 등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패러쾃은 동물실험에서 도파민을 감소시키며 MPTP라는 파킨슨 증후군 유발 물질과 화학구조가 비슷하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maneb 농약은 파킨슨병과의 연관성이 알려진 망간을 함유하고 있어, maneb가 패러쾃과 동시에 노출되는 경우 파킨슨병의 위험도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에서 실시된 환자-대조군 연구에 의하면 농림어업 산업에 종사할 경우 파킨슨병의 위험도가 1.9배, 직업으로서 농업인인 경우는 1.6배 유의하게 증가된 결과가 보고되었으나 농약 노출과의 직접적인 조사는 아직 이루어진 적이 없다. 우리나라 농촌에서 노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농약 노출에 따른 파킨슨병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 우울증 및 자살
농업인이 경험하는 정신건강은 국내외적으로 주요한 건강문제 중의 하나이다. 외국의 여러 연구들에서는 농업인들이 일반 주민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우울증 유병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인들은 도시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소득, 힘든 노동, 지역적 불균형, 문화적 소외 등 우울증 위험요인들을 더 많이 갖고 있어 농약에 의한 위험에도 더 취약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농업인건강연구에서 농약 중독 경험과 농약의 직업적인 만성 노출 자체가 우울증의 위험을 높였으며 농약 살포자의 배우자에서도 농약 중독 경험이 우울증의 위험도를 증가시킨 바 있다.
농약 중독 경험(poisoning history)이 우울증상(depressive symptom)의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는 여러 나라 연구에서 상당히 일관적으로 지지되고 있다. 그러나 농약의 직업적 노출이 우울증과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되고 있다. 농약 중독이라는 경험이 농약의 노출 지표보다는 보다 직접적인 건강영향이며 따라서 우울을 비롯한 다른 건강영향과도 누적 노출 지표보다 관련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즉 직업적 누적 노출은 단지 노출의 상황을 반영하지만 중독 경험은 보다 직접적인 건강영향을 나타내기 때문에 우울증과도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농촌지역에 대한 우울증상 유병률 및 관련 요인에 대한 연구들은 대체로 전국 유병률과 비슷한 결과(9-33%)를 보고하고 있으나 농업인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 연구는 매우 부족하다. 우리나라 남성 농업인 조사에 의하면 2010년에 농업인 10.4%가 우울증상을 보고하였고, 직업성 농약 중독을 경험한 농업인의 경우 약 1.6배 증가된 우울증상 위험도를 보인 바 있다(표 5-7). 이러한 우울증 위험도는 보다 심한 농약 중독일수록 즉 심한 증상이거나, 의료기관을 이용한 경우이거나, 여러 번 중독된 경우 더욱 증가되었다. 따라서 농약 중독자들을 되도록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우울증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표 5-7> 국내 남성 농업인에서 농약 중독 중증도별 우울증 위험도
a표본조사로 인한 가중치 적용 퍼센트
출처:Kim J et al. Depressive symptoms and severity of acute occupational pesticide poisoning among male farmers.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 2013.
농약 복용이 자살(suicide)의 한 방법으로서만 단순히 평가되어 왔으나 농약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농약 복용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설명되기도 한다(그림 5-1). 즉 농약의 장기적 노출은 신경행동학적 영향을 통해 우울증이나 충동성을 증가시키고, 이것은 농약에 대한 접근성이 쉬운 상황에서 농약 복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처럼 농약이 단지 자살의 수단으로 사용된 것을 넘어 농약복용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설은 자살의 문제를 개인이 아닌 환경보건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데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농촌에서의 높은 자살률과 재해율을 단순히 개인의 부주의나 성격적인 요인에서 다루어 온 것을 벗어나 농약 노출이라는 입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림 5-1> 농약 노출과 자살과의 가설
출처:London L et al. Suicide and exposure to organophosphate insecticides:cause or effect? American Journal of Industrial Medicine. 2005.
라) 근위축성측삭경화증
근위축성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은 루게릭병으로도 알려진 운동신경세포병으로 대뇌의 운동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사멸되는 드문 질환이다. 이 질환과 농약 노출 사례는 1987년 영국에서 59세 남성이 밀폐된 방에서 pyrethrin과 chlordane 성분의 살충제로 작업을 한 후 운동신경세포병으로 급속하게 진행한 증례가 보고되면서 농약 노출이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이후 1993년에 브라질에서 유기염소계 살충제에 만성적으로 노출된 작업자가 운동신경세포병의 증상을 보인 증례가 보고되었으며, 2006년 일본에서 밀폐된 방에서 장기간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를 사용하던 44세 여성이 임상적으로 명확한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의 증상을 보이다가 살충제 사용을 중지한 이후 상태가 호전되었던 증례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기존 연구들을 종합한 메타 결과에 의하면 농약 노출이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의 위험도를 약 2배 유의하게 증가시킨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특히 남성에서의 위험도가 여성보다 높았다. 한편 미국농업인건강연구 결과에서는 유기염소계 살충제를 비롯하여 피레스로이드계, 제초제, 훈증제 등 다양한 농약들이 근위축성측삭경화증과 연관성을 보였으며 특히 aldrin, dieldrin, DDT, toxaphene 등의 농약들과 연관성이 높았다. 비록 아직까지 대부분의 연구들은 환자-대조군 연구 형태로서 환자의 규모가 많지 않았고, 농약 노출을 평가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제한점이 많지만 농약 노출과 근위축성측삭경화증 연관성은 근거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15년간 재활용품 및 폐농자재를 수거, 처리하는 과정에서 농약 빈병에 남아 있던 농약에 노출된 근로자에게서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이 발병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이 근로자는 작업 초기 4년 동안 연간 평균 30회의 농약병 수거 작업을 하였으며 농업인들이 일반적으로 수백 배 이상 희석하여 사용하는 농약원제에 직접 노출되었다. 또한 농약병 수거작업 당시 적절한 보호구를 충분히 보급받지 못하였으며, 작업방식에 있어서도 반밀폐된 공간 내에서 작업한 경우가 많아 인체 내 노출 농도가 일반 농업인보다도 높았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마) 말초신경 기능장애
유기인계에 의한 지연성 다발신경병증(organophosphate-induced delayed polyneuropathy)은 고농도의 유기인계 농약에 급성 노출된 후 2-3주 뒤에 발생될 수 있는 말초신경계 질환으로 주로 다리의 감각이상, 저린 증상, 허약 및 마비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감각-운동신경성 말초신경병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이후에 유기인계 중독 환자 중 지연성 다발신경병증 환자에 대한 사례들이 산발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발생 기전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신경 내에 존재하는 신경병증 표적 에스테라제(neuropathy target esterase)를 억제함으로써 신경 손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만성 농약 노출과 말초신경전달 속도 감소와의 연관성에 대한 다양한 결과들이 보고되어 왔으나 결과가 일관적이지 못해 아직도 많은 논란이 있다. 외국 연구들에 의하면 농약 살포 농업인들에서 근전도 검사에서의 이상소견, 진동역치의 증가, 운동 및 감각신경 전도속도의 감소가 보고되기도 하였으나, 농약 제조공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에서는 유기인계 농약의 만성 노출과 신경손상은 연관성이 없었다고 보고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각 연구결과들의 차이는 연구 대상자의 사용 농약 종류나 노출 시간 및 노출 형태 등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성 농업인을 대상으로 농약 살포 전후에 2회에 걸친 신경전도 검사를 시행한 바 있으며, 조사 결과 총 농약 살포 일수가 증가할수록 정중신경(median nerve)의 감각신경의 신경전도 속도가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 농약 살포로 인해 후경골신경(posterior tibial nerve)의 운동신경전도속도와 정중신경과 장딴지 신경(sural nerve)의 감각 전도속도가 유의하게 감소된 바 있다. 말초 신경에 대한 영향은 일반적으로 긴 신경이 먼저 영향을 받으며 감각신경이 운동신경보다 더 민감하게 손상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농약 노출은 여러 호흡기 질환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호흡기 증상(respiratory symptoms), 천식(asthma), 폐기능 감소(pulmonary function), 알레르기(allergy) 등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었다. 그동안 보고된 연구들 중 개별 농약 정보가 조사된 주요 결과들을 요약하면 <표 5-8>과 같다.
<표 5-8> 호흡기 질환과 개별 농약 노출과의 연관성 연구들
농작업자들에서 농약 노출은 대체로 만성기침, 가래, 천명,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농약 중독을 경험한 경우 그 위험도가 더 증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흡기 증상 중에서 특히 천명(wheezing)과 농약 노출과의 연관성은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있으며, 유기염소계 및 카바메이트계 농약 등은 농부폐증의 위험을 증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농업인건강연구에 의하면 유기인계 농약인 chlorpyrifos, malathion, parathion, dichlorvos, phorate의 노출이 호흡기 증상의 위험을 증가시켰고, 특히 chlorpyrifos와는 양-반응 관련성을 보였다. 유기인계 농약 이외에도 paraquat, atrazine, alachlor와 같은 제초제나 카바메이트계 농약인 EPTC은 천명의 위험성을 높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살균제 노출도 호흡기 증상과 관련되어 있으며 메틸브로마이드와 황화산소 등의 훈증제도 직업적으로 노출될 경우 심한 급성 호흡기 반응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농약 노출로 인한 호흡기 증상의 가능한 기전들로서는 농약의 호흡기에 대한 직접 자극,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 작용, 그리고 농약 외 다른 유해요인 노출로 인한 염증반응에 대한 상호작용 등이 제시되고 있다. 농약은 호흡기 점막을 직접 자극시킬 수 있으며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를 억제시켜 과민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 일부 동물실험 결과에 의하면 유기인계 살충제 노출에 의하여 기도 과민성반응을 보였으며 이러한 반응은 농약 노출로 인해 미주신경(vagus nerve)의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 작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를 억제하는 농도 이하에서도 기도과민성 반응이 유발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여 부교감신경의 무스카린 수용체 억제도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농약 노출에 의한 천식의 위험도 증가는 농약의 종류 및 살포방식에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알레르기성 및 비알레르기성 천식 모두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농촌 환경 중 노출되는 다양한 내분비 독소들은 체내에서 여러 사이토카인(면역세포들의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총칭)을 생성시킴으로써 천식의 위험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기도 하여, 농업인에서의 천식 발생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되어야 한다.
한편 호주에서 실시된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에 의하면 살충제 노출이 호흡기 증상과 폐기능 감소를 초래하였으며 기도의 과민반응도 증가시킨 바 있다. 인도와 크로아티아에서 실시된 역학 연구에서도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를 억제시키는 농약을 사용한 사람들에서 유의하게 높은 호흡기 질환 유병률과 폐기능 감소가 관찰되었다. 그 외 농부폐증과 알레르기성 비염 등 아토피 질환들도 농약 노출과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농약 노출과 호흡기 질환과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패러쾃의 직업적 살포가 제한성 폐기능 장애(restrictive pulmonary defect)의 위험도를 유의하게 증가시켰다(표 4-1 참고). 이러한 역학적 결과는 패러쾃이 폐포의 산화손상을 통해 폐조직의 섬유화를 초래한다는 생물학적 기전과도 일관된다. 그 외에도 니카라과 농업인들에서 패러쾃 노출과 운동성 호흡곤란, 미국 농업인에서 천식, 남아프리카 공화국 농업인에서 동맥 내 산소 불포화도 증가, 그리고 스페인 농업인 및 일본 급성 패러쾃 중독자들에서의 폐 확산능 감소현상 등이 보고된 바 있다.
농약 노출과 생식기계 및 발달장애로서 주로 알려져 있는 건강영향들로는 불임, 선천성 이상 및 결손, 유산, 저체중아 출산, 짧은 재태기간, 조산, 사산, 임신율(fecundability) 저하, 비정상적 정자 및 정자수 감소들이다(표 5-9). 그동안 생식기계 건강영향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된 농약 종류로는 유기인계(parathion, malathion, methamidophos, chlorpyrifos, diazinon), 카바메이트계(carbaryl, carbosulfan, carbofuran), 피레스로이드계(fenvalerate, cyper- methrin, permethrin), 제초제(paraquat, chlorophenoxy herbicides, triazines, glyphosate), 살균제(vinclozolin, thiram), 훈증제(DBCP, methyl bromide), 유기염소계(DDT, lindane, methoxychlor) 등이 있다. 비록 전반적인 결과가 일관적이지 못하지만 농약의 직업적 살포는 이러한 건강영향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 5-9> 생식기계 건강영향과 관련된 농약들
출처:Frazier LM. Reproductive disorders associated with pesticide exposure. Journal of Agromedicine. 2007.
농약 노출과 생식기계 건강영향과의 연관성을 평가하기 위해서 캐나다 온타리오에서(Ontario Farm Family Health Study) 후향적 코호트 연구가 실시된 바 있다. 온타리오 내 농업인 및 가족을 대상으로 전체 2,012건의 계획 임신 대상자가 포함되었으며 농약 사용 여부 및 관련 활동에 대해서 조사하였다. 연구결과 임신 전에 페녹시계 제초제 노출은 자연유산의 위험성을 증가시켰으며 남편이 보호장비를 입지 않은 경우 위험도가 더욱 증가되었다.
선천성이상(congenital anomalies)은 태아에 발달장애가 있는 것을 말하며 다양한 종류가 있다. 대부분의 선천성이상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위험요인으로는 저체중아, 조산아, 다태아, 고연령 산모 등이며 유전적 원인으로는 유전성 질환이나 염색체 이상 등이 있다. 또한 환경적 요인으로는 산모의 흡연, 음주, 당뇨, 감염, 약물, 방사선, 농약을 포함한 화학 물질의 노출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장기 생성시기인 임신 첫 3개월 이내가 가장 취약하지만 그 이후에도 발생될 수 있다. 선천성이상은 태아뿐 아니라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영향을 주었을 때도 발생될 수 있으며, 임신 전후에 노출되었을 때 각기 다른 기전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농약 노출과 선천성이상과의 연관성을 연구한 역학 연구들에 의하면 입천장갈림증(cleft palate)과 입술갈림증(cleft lip), 사지의 감소결손(limb reduction defects), 중추신경계 결손(central nervous system defects) 등이 보고되었다. 일부 연관성이 보고된 개별 농약들로는 glyphosate, phenoxy herbicides, maneb, mancozeb, organotin 등이 있다. 이러한 결과들은 일관성이 부족하고 대부분의 연구들이 개별 농약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없이 부모의 직업, 거주지역, 혹은 총 농약 노출 기간 등의 노출 평가만을 근거로 실시된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여러 농약들이 기형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농작업 혹은 농약 노출과 선천성이상과의 개연성에 대해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편 선천성이상 연구에서는 발생률(incidence)보다는 유병률(prevalence) 지표를 사용한다. 그 이유는 선천성이상인 태아는 자연 유산되는 경우가 많고 산전 검사를 통해 인공유산을 시키는 경우들이 있어, 전체 임신 중에 선천성이상아를 파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살아서 출생한 아이들 중에 얼마나 선천성이상이 나타났는지(live birth prevalence rate)를 보게 되며, 만약 사망 자료와 연계한다면 출산아 유병률(prevalence rate at birth) 산출도 가능하다. 어느 경우이든 발생보다는 유병의 개념으로 접근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그 밖에도 농약 노출은 면역기능, 피부염, 류마티스 관절염, 망막변성, 대사증후군 및 당뇨, 청력손실, 호르몬기능 변화 등 매우 다양한 건강영향들과 관련되어 연구되고 있다. 비록 연구 결과들이 여러 제한점들을 갖고 있지만 농약 노출이 다양한 건강영향들과 관련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아직 보고되지 않은 많은 질환들에 대해서도 농약과의 연관성 여부 및 크기 등을 구명해 나가는 것은 보건학적으로 중요한 과제이다.
생체 내 면역 지표의 변화를 통해 면역기능을 평가한 연구들도 많이 실시되어 왔으며 유기인계, 유기염소계 및 카바메이트계 농약들이 면역글로불린, 보체(complement), T 세포 분포의 변화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 일부 농약 고노출 농업인들에서도 T 세포의 변화(CD4와 CD4/CD8의 값이 감소하였고, CD8의 값은 증가)를 통해 농약 노출에 따른 직접 면역억제의 가능성이 시사된 바 있다. 한편 TCDD에 오염된 제초제에 노출된 국내 베트남 참전 군인들에서도 면역 기능의 변화가 관찰된 바 있다.
미국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Women’s Health Initiative Observational Study)에서는 살충제 노출과 류마티스 관절염 그리고 전신 홍반성 루푸스의 위험도 증가가 보고된 바 있다. 미국 농업인에서는 망막변성과 살균제 농약 살포와의 연관성이 보고되었으며, 특히 농약을 살포하는 농업인뿐 아니라 배우자들에게도 유의하게 증가된 소견이 관찰된 바 있어 농약에서도 흡연에서와 같이 간접 노출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미국 농업인에서 대사증후군의 위험도가 혈중 유기염소계 농약의 농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으며, 일부 유기염소계 및 유기인계 살충제들이 당뇨 발생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살균제 및 유기염소계 농약에 노출된 여성에서는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보였으며 농약에 고노출 경험이 있거나 농약 중독을 경험한 사람의 경우 청력손실 위험도가 높았다.
또한 농약 노출은 피부 자극성 또는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특히 유기염소계 농약의 염소성분은 피부질환(chloracne)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패러쾃과 같이 자극성이 강한 농약의 경우 직접 접촉 시 피부에 궤사를 일으킬 수 있으며 살충제로 많이 사용되는 cartap은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피부 질환은 농약 노출이 옥외작업으로 인한 고온 다습 및 자외선 노출 등으로 인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또한 항공기내 소독시 살포되는 살충제로 인해 인체 과민반응(anaphylaxis) 사례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여성은 직접 농작업에 종사하여 농약에 노출되는 경우보다도 남성 배우자들의 직업적 노출이 가정 내에 유입되는 간접 노출의 형태를 많이 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남성 농약 살포자의 배우자들도 농약 살포 작업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되어 여성이 농약 살포하는 경우도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아프리카를 포함한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농작업에 더 많이 관여하면서도 보호구 및 안전시설의 혜택은 남성보다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병원, 호텔, 사무실 등 여성이 많이 근무하는 환경에서 직업적 농약 노출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여성은 남성과 다른 생리, 임신 및 출산 등의 특성을 갖고 있어 농약을 비롯한 화학물질에 보다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농업인건강연구에서는 살포자의 배우자들이 농약의 간접 노출로 인해 갑상샘 질환, 협심증, 폐경지연 및 생리주기 변화 등의 위험도가 증가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에서의 농약으로 인한 건강영향은 상대적으로 무시되거나 과소보고되는 경향이 있으며, 아직 농약 노출 및 그로 인한 건강영향에 대한 성별 차이에 대한 연구는 거의 실시된 바 없다.
한편 소아는 농약을 해독시키는 기능이 성인에 비해 덜 발달되어 있으며(예를 들어 유기인계 농약을 해독하는 paraoxanase-1 효소의 농도가 낮음), 성인보다 단위체중당 더 많은 음식과 음료를 마신다. 또한 소아는 성인보다 농약 오염이 발생될 수 있는 야채 및 과일 주스 등의 음식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먹는다. 따라서 만약 음식 중 농약이 오염되어 있다면 소아는 성인보다 더 많은 농약에 노출된다. 그리고 영유아의 경우 어머니의 모유 섭취를 통해서도 농약에 노출될 수 있다. 또한 소아는 장난감 등 주변 환경을 통해서도 농약에 노출될 기회가 높다. 이러한 이유들로 소아는 성인보다 농약의 노출 위험도가 높으며, 기대수명이 길어 노출에 따른 긴 잠복기 이후 발생하는 질환들에 이환될 가능성이 더 높다.
여성 및 소아를 대상으로 한 농약과 건강 연구로서 대표적인 것은 미국에서 진행된 CHAMACOS(Center for the Health Assessment of Mothers and Children of Salinas) 연구이다. 이 연구는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살리나스지역에서 임신 20주 미만의 18세 이상 여성 601명을 모집한 전향적 출생 코호트 연구이다. 대상자는 대부분 멕시코 이민자들로서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농업인으로 상대적으로 유기인계 및 유기염소계를 비롯한 농약에 많이 노출된 집단이다. 이 연구 목적은 산모와 소아에 대한 농약 노출 정도와 경로 파악, 농약 및 환경성 알레르기 유발물질 노출과 다양한 건강영향들(성장, 신경발달, 호흡기 질환 등)과의 연관성, 농약 노출을 감소하기 위한 개입방법 개발 등이다. 부모 및 출생아의 다양한 생물학적 시료들(혈액, 소변, 침, 모유, 태반혈액, 치아 등)을 출생 전후에 수집하였고 가정 내 농약 농도를 측정하였으며 자세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또한 캘리포니아 지역의 농약사용 자료도 활용하여 자세한 정보를 통해 농약 노출에 따른 산모 및 소아 건강에 대한 많은 연구들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농촌에서 농업인구가 급격히 감소되고 있지만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외국 여성들이 농작업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농촌에 이주한 외국 여성들의 건강상태를 조사하는 것은 농약을 포함한 유해 농업환경으로부터 이들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중요하다.
농약에 똑같이 노출되더라도 질병에 잘 걸리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농약의 종류와 노출의 정도 및 형태 그리고 개인적 특성 차이들이 주요 원인으로 설명되고 있는데 그중에서 개인의 유전적 차이도 중요한 원인중 하나이다. 농약의 흡수 및 대사와 관련된 유전적 차이에 따라 건강영향이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환경 상호작용(gene-environment interaction) 연구들은 질병 발생에 대한 생물학적 기전의 이해를 증가시켜 왔다. 또한 생물학적 시료를 활용한 역학 연구는 유전적으로 노출에 민감한 대상자들을 선정할 수 있게 하여 통계적 검증력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노출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노출 및 건강영향 지표들을 평가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분자역학(molecular epidemiology)의 발달과 더불어 유전-환경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들이 환경보건학 분야에서 많이 실시되었지만 농약 연구에서는 아직까지 활발히 적용되고 있지는 않고 있다. 농약 노출과 유전적 다형성(polymorphism)에 대한 연구들은 주로 악성종양과 파킨슨병에 대해서 많이 실시되었다. 그동안 농약 독성 대사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된 유전자 들로는 PON1, PON2, PON3, CYP2C9, CYP2D6, CYP1A1, CYP2E1, VKORC1, GSTM1, GSTP1, GSTT1, GSTZ1, GSTO1, DAT1, MDR1, NQO1 등이 대표적이다(표 5-10).
<표 5-10> 농약 독성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과 효소
출처:Peck EC and Eaton DL. Genetic Polymorphism and Susceptibility to Pesticides. In:Krieger R, ed. Handbook of Pesticide Toxicology. Academic Press. 2010.
이 중에서도 특히 PON1(paraoxonase 1)에 대한 연구가 가장 많이 실시되고 있다. PON1은 chlorpyrifos, diazinon, parathion 등과 같은 유기인계 살충제의 대사와 관련된 효소로서 특히 L55M와 Q192R의 변이가 농약 물질에 대한 개인의 감수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PON1 유전자의 변이는 농약 노출에 대한 개인의 감수성을 증가시켜 악성종양, 파킨슨병, 근위축성측삭경화증 등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축산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연구들에서는 유기인계 농약의 대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PON1 유전자형에 따라 농약 중독증상에 차이를 보였으며, 미국 어린이들에 대한 연구에서도 PON1 유전자형이 유기인계 농약 노출에 의한 신경행동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농약에 직업적으로 노출된 근로자들에서 염색체 손상지표가 유전적 감수성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결과들도 많이 보고되고 있다.
농약 노출과 만성질환의 연관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사전주의 원칙(pre- cautionary principle)을 이해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 사전주의 원칙이란 원인과 결과와의 관련이 비록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어도 건강 또는 환경에 위해를 줄 것으로 판단될 때 사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즉 사전주의 원칙은 위해의 증거가 없다는 것이 위험이 없다는 증거는 아니다(absence of evidence of harm is not the same thing as evidence of the absence of harm)라는 철학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위험성이 나타나기 이전에 예방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사전주의는 원칙으로 정립되기 이전에 이미 사회적으로 이러한 사고를 중요하게 적용하여 왔다. 1854년 영국의 존 스노우가 비록 콜레라의 전파와 펌프물의 사용에 대한 인과관계가 객관적으로 충분히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펌프물을 폐쇄함으로서 콜레라의 전파를 막은 것도 사전주의 원칙에 해당된다. 이와 비슷하게 담배연기 내의 수천 가지 발암물질을 확인하기 전에 금연 활동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 것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석면의 경우 석면탄광이 시작된 1879년 이후 이미 1898년 영국에서 건강에 유해한 영향이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렸다.
보건학적 입장에서 사전주의 원칙의 적용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현재 건강영향에 대한 증거가 없는 것이 정말 건강영향이 없다고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건강영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모르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우리는 과학기술이 많이 발달된 사회에 살고 있어 모든 면에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간혹 착각하고 있는 경우들이 있다. 그러나 역학 및 보건학 분야 특히 농약으로 인한 건강영향에 대해서는 매우 제한된 지식상태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록 농약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농약과 질병과의 연관성에 대해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라고 결론짓고 예방대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환경보건에서 너무 엄격한 기준의 적용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건강상의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역사적 사례에서 경험하였듯이 공중보건학적 입장에서 사전주의 원칙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 원칙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사전주의가 감정적이거나 공포에 근거해서는 안 되며 함부로 남용되어 불필요한 낭비를 초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유네스코(UNESCO)에서는 사전주의 원칙을 과학적인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감소될 수 없고, 과학적으로 합리적인 가능한 위해성이 존재하고, 가능한 위해가 충분히 심각하거나 비가역적이고, 지금 당장 행동이 필요한 경우에 적용하는 것을 권장하였다. 반대로 과학적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극복될 수 있거나 잠재적인 위해가 자발적인 행위에 의한 일부 사람들에게 국한되는 등 비도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그리고 위해가 회복가능 할 때는 사전주의 원칙을 적용하기보다는 기다리고 보는(wait and see) 전략이 사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