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문헌 고찰이란 특정 주제에 대한 모든 문헌을 바이어스 없이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연구 방법이다. 체계적(systematic)이라는 표현은 전통적인 서술적 고찰(narrative review)의 주관성과 대비하여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재생 가능한 방법으로 고찰한다는 의미이다. 체계적 문헌 고찰을 통해 관련 연구의 종합적인 연구 동향을 파악하는 것뿐 아니라 각 연구에서의 차이점과 그 원인 그리고 향후 추진되어야 할 연구 방향들을 추론할 수 있다. 또한 이 연구 방법은 인과성 지침에서의 일관성(consistency)과 연관성의 강도(strength of association)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체계적 문헌 고찰은 ‘역학 연구를 연구하는 역학 연구(the epidemiologic study of epidemiologic studies)’라고 불리기도 한다.
체계적 문헌 고찰은 문헌 고찰과 메타분석을 통해서 기존에 보지 못했던 점을 파악할 수 있으며 새로운 가설을 제안할 수 있다. 즉 개별 연구를 통해서는 그 집단 내(within group)의 결과만을 볼 뿐이지만 여러 집단의 자료를 모아 통합하여 살펴보면 집단 간(between group) 차이도 발견할 수 있으며, 세부 집단별 다른 결과 또는 상호작용에 관한 내용을 새롭게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체계적 문헌 고찰은 단지 기존 연구를 모아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연구들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내용을 창출할 수도 있다.
메타분석(meta-analysis)은 체계적 문헌 고칠 수행의 한 단계로서 정량적인 접근이 가능할 때 적용하며,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 항상 수행되는 것은 아니다. 체계적 고찰은 연구 방법을 의미하며, 메타분석은 체계적인 고찰을 위한 분석 방법을 말한다.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의 목적은 요약된 값 하나를 산출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각 논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해당 분야 연구의 흐름과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지식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체계적 문헌 고찰을 통해 근거 수준(level of evidence)을 판단하는 과정은 개별 연구들 자체에 대한 질 평가와 이들을 모아서 새롭게 결과를 합산하는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이때 개별연구가 갖는 바이어스에 대한 문제는 연구자가 조절할 수 없는 문헌 고찰의 근본적 한계이지만, 두 번째 단계인 개별 결과들을 합치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연구자에 의해 해결되거나 조절한다. 즉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 개별 연구들로부터 정보를 추출하지만, 종합적인 해석은 연구자의 지식과 판단에 근거한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연구가 가지는 근거보다 여러 연구의 종합이 더 신뢰성이 높다고 할 수 있으므로 주제와 관련된 많은 논문을 고찰하고 종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으며 주제에 따라서는 여러 논문보다 질적으로 우수한 하나의 논문 결과가 더 신뢰성이 높기도 하다.
체계적 문헌 고찰은 일반적으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expert)에 의해 이루어진다. 문헌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찾아진 문헌들을 가치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각 문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전문가적 판단이 필요하다. 물론 초보자도 문헌들을 고찰하면서 많이 배우는 장점이 있어 권장되지만, 내용적으로 해당 분야 전문가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체계적 문헌 고찰은 연구 주제를 설정하고 관련 문헌을 검색하고 선정하며, 선정된 문헌에 대한 질 평가를 시행하고, 분석 자료를 추출하고, 결과를 통합 분석하며, 연구 맥락에 맞도록 분석 결과를 제시하는 절차로 진행한다.
(가) 연구주제 설정
주제 설정을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하려면 4가지 요소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를 PICO 또는 PECO라고 하며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개입(노출)에 관한 내용을, 누구를 기준으로 비교하며, 어떤 결과물을 평가할 것인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구성 요소들을 명확히 함으로써 연구주제를 더욱 분명하게 설정할 수 있다. 만약 연구주제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연구 방법으로만 좁히는 것이 필요한 경우(예를 들어 규모 파악을 위해서는 단면조사만을, 인과성 파악을 위해서는 코호트 연구로만 국한 등) 연구 디자인(S)을 추가한다. 즉 PICOS(PECOS)는 Population(연구대상 인구집단), Intervention 또는 Exposure(중재요인, 관찰연구에서는 노출요인), Comparison(비교집단), Outcome(결과변수), Study design(연구설계)를 의미하는 약어로서 체계적 문헌 고찰을 수행하기 위해서 핵심 질문을 작성하는 단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저선량 방사선 노출과 악성종양 체계적 문헌 고찰 연구에 적용된 PECO는 표 3.9.1과 같다.
표 3.9.1 저선량 방사선 노출과 암 위험도에 대한 체계적 고찰 연구에서의 PECO
(나) 자료 검색
자료 검색 시 다양하고 포괄적인 자료원을 조사하여 관련 연구가 제외되는 경우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가능한 다양한 검색엔진(PubMed, Embase, Web of Science 등)을 사용한다. 검색어는 PECO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용어들을 사용하여 논문을 검색하며, 관련 문헌을 가장 포괄적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검색어를 선정한다. 일반적으로 MeSH term과 자연어 및 논리연산자를 이용하여 검색식을 작성한다. 검색 결과를 비교하면서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최종 검색식을 완성한다. 또한 수기 검색(hand searching)과 기존에 확보한 문헌들의 참고 문헌 검색을 병행한다. 문헌 검색의 과정은 체계적이어야 하며 재현성이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CT 촬영과 악성종양 연구에서 적용된 Pubmed 검색식은 다음과 같다. “(((Children OR adults OR population OR participants OR patients) AND ((CT-scan OR “CT scan” OR “computed tomography” OR “diagnostic” OR “medical radiation”) AND (“ionizing radiation” OR “ionising radiation”))) AND ((Cancer OR malignancy) AND (risk OR ERR OR SIR OR “standardized incidence ratio”))) AND ((Cohort OR case-control OR epidemiological))”.
(다) 포함기준 및 자료추출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 연구를 수집하는 단계는 개별 연구에서 연구대상자를 선정하는 것과 같다. 개별 연구에서 어떤 집단을 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연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듯이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는 어떤 개별 연구를이 포함되느냐에 따라 연구 결과에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개별 연구들에 대한 선정 및 제외기준(inclusion & exclusion criteria) 과정이 합리적이고 투명해야 한다. 선정 및 제외기준에 따른 문헌 선정이 주관적인 평가에 치우칠 수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2명 이상의 연구자가 동시에 수행하여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 논문의 선정은 우선 연구 주제와의 적절성을 기준으로 제목을 통해 일차적으로 판단하고 이후 초록과 본문을 통해 이차적으로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연구 주제의 일치성, 연구대상자의 적절성, 원하는 역학 지표를 가졌는지의 여부, 연구 설계의 형태, 환자군의 특성, 자료의 출판 형태, 사용된 언어, 연구 기간 등을 선정기준에 포함한다. 제외되는 문헌의 경우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록을 분명히 한다. 이러한 기준은 해당주제에 대한 연구 결과의 재현성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각 연구에서 정보를 추출(extraction)하는 것은 연구주제와 관련되어 판단하며, 기본적으로 연구 수행 시기, 출판연도, 나라 혹은 지역, 연구 방법, 노출 특성 및 평가 방법, 질병 정의 방식, 연구 결과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그리고 체계적 문헌 고찰과 메타분석을 통해 수행된 연구 결과의 보고방식은 PRISMA(Preferred Reporting Items for Systematic reviews and Meta-Analyses, www.prisma- statement.org) 기준을 따름으로써 일련의 과정을 체계적이고 분명하게 보고한다.
(라) 이질성
이질성(heterogeneity)은 문헌 고찰 시 수집된 개별 연구 결과들의 차이를 말하며, 이질성의 정의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는 연구 주제와 관련된다. 예를 들어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할 때 각 개별 과일에 초점이 있다면 이질적이지만 만약 연구목적이 야채와 과일의 구별이라면 이질성이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메타분석에서 이질성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연구가 수행된 인구집단의 다양성, 연구집단 선정의 차이, 방법론적 차이 및 각 연구를 수행하면서 발생한 바이어스 등이 포함되며 때로는 이러한 원인으로 설명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연구 간 이질성이 심할 경우 분석 결과에 의미가 없어지거나 효과 값이 불명확해질 수 있으므로 연구 간 이질성 검사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연구 간 이질성 검사는 개별 연구의 결과가 함께 분석되는 다른 연구의 결과들과 서로 얼마나 비슷한지를 통계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의미하며 Cochran Q test 또는 I2로 검정한다. Cochran Q test는 이질성의 존재 여부에 대한 통계적 검정 방법이며 일반적으로 유의확률이 0.1 이하면 효과 크기의 이질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I2는 연구 간의 이질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총 분산에 대한 실제 분산의 비율이 높을수록 이질성이 증가한다는 의미이며, 일반적으로 50% 이상이면 효과 크기의 이질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이질성의 관련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하위집단(subgroup) 분석과 메타 회귀 분석(meta-regression analysis), 민감도 분석(sensitivity analysis)을 실시한다. 하위집단 분석은 각 세부집단별 분석을 통해 이질성의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고, 메타 회귀분석은 어떤 변수가 유의하게 이질성에 기여했는지를 파악하며, 민감도 분석은 분석의 각 단계에서 행해진 주요 결정 사항들이나 가정들에 대해 쉽게 변화되는지를 평가한다. 이질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자료 분석단계에서 가장 큰 변이가 있다고 판단되는 연구를 제거해서 분석하거나 이질적이지 않은 연구들을 묶어서 분석할 수 있다.
연구 간의 이질성은 그 자체가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수 있다. 개별연구간 차이를 보이는 이유를 규명 혹은 설명하는 것이 통합추정치를 산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왜냐하면 동일한 주제에 관한 연구들임에도 불구하고 결과값의 분포에 상당한 변이가 존재할 때는 해당 효과의 차이 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규명함으로써 새로운 가설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 메타분석
메타분석(meta-analysis)은 체계적 문헌 고찰 수행 후 선정된 연구에서 제시된 결과들의 추정치를 종합하여 요약 추정치를 통합(integration)하는 통계 방법이다. 즉 2개 이상의 연구를 대상으로 개별 연구 결과들에 대한 가중평균을 얻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개별 연구들에서 파악할 수 없었던 종합적 결과를 평가할 수 있으며 연관성의 근거를 규명하는 데 활용된다.
메타분석에 포함되는 개별 연구들에 따라 산출되는 결과가 의미 있을 수도 있고 쓸모없는 정보일 수도 있다. 즉 메타분석에서는 포함되는 논문들이 연구목적에 맞게 충실히 찾아져야 하며 질적으로도 적합해야만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만약 원래 개별 논문들의 결과가 바이어스 되었다면 메타분석으로 이를 통제될 수는 없으므로 종합된 추정치가 의미 없거나 왜곡된 정보가 될 수 있다.
메타분석 시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연구일수록 많은 가중치를 적용한다. 가중치가 큰 연구들은 정밀성이 높은(신뢰구간이 좁은) 연구들이며, 정밀성이 낮은(신뢰구간이 넓은) 연구들은 적은 가중치가 적용된다. 대규모 대상자를 포함한 연구의 경우 작은 규모의 연구에 비해 우연한 차이로 인한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가중치를 부여하게 된다.
심슨의 역설(Simpson’s paradox)은 세부집단별 결과가 전체집단에서는 없어지거나 반대로 나오는 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1951년 영국의 Edward H. Simpson라는 통계학자에 의해 이름 붙여졌다. 이러한 현상은 세부집단의 부적절한 비중으로 자료의 통합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여 발생한다 (세부집단을 나누는 변수는 교란변수). 따라서 메타분석 수행시 이질성이 유의하게 존재한다면 통합된 요약 추정치보다는 집단별 층화된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이질성의 원인에 대해 추가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메타분석 시 서로 다른 지표들을 묶어서 통합하는 것은 연구의 제한점이 된다. 예를 들어 표준화발생비와 상대위험도는 서로 다른 비교군(표준화된 일반 인구집단 대 조사된 내부 대조군)을 기준으로 산출된 역학 지표이지만 메타분석을 위해 함께 묶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통합은 질병률과 노출로 인한 위험도가 낮다는 전제 하에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으나, 엄격한 의미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만약 각 연구가 많다면 서로 나누어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메타분석에서 평균 효과 크기를 계산하는 방식으로는 고정효과모델(fixed effect model) 혹은 변량효과모델(random effect model)을 적용한다. 고정효과모델은 각 연구가 같은 모집단에서 얻어졌다는 동질성을 통해, 모든 연구의 효과 크기가(특히 결과의 방향성이) 유사하다고 가정한다. 즉, 각 연구 결과가 서로 다른 것은 표본추출에서 생기는 표본간의 변동 때문이라고 간주하며, 따라서 연구 내 변이(within-study variation)만 고려하는 추정량을 사용한다. 한편 변량효과모델은 각 연구가 다른 모집단에서 얻어졌다는 이질성을 통해, 모든 연구의 효과 크기는 다르다고 가정한다. 즉 수집된 연구의 인구집단, 노출 양상 등이 동질하지 않다고 판단하며 연구 내 변이와 각 연구 간 변이(between-study variation)를 함께 고려하는 추정량을 사용한다. 만약 연구의 이질성이 없다면 고정효과모델이나 변량효과모델 결과 사이에 크게 차이가 없으나 연구 간 이질성이 있다면 연구 간의 이질성을 반영하는 변량효과모델을 사용한다.
메타분석 시 단순한 노출 여부가 아니라 노출 수준에 따른 효과 크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선량-반응(dose-response)에 대한 메타분석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우선 개별 연구의 각 회귀계수를 구한 후 회귀계수들의 가중평균(표본수 크기에 따른)을 고려하여 전체 계수값을 산출한다. 이때 관련성이 선형 혹은 비선형인지를 검정하여 적절한 선량-반응 연관성 모델을 선택한다.
메타분석은 의미 있는 주제만 있으면 상대적으로 쉽게 실시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다. 메타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제 설정의 필요성 및 독창성이라고 할 수 있으며 관련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을 가능한 한 최근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누구나 연구 자료가 되는 출판 논문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일단 주제가 정해지면 집중해서 신속히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 출판 바이어스
출판 바이어스(publication bias)는 메타분석이 출판된 연구만을 통합하여 분석함으로써 그 효과 크기가 왜곡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연구의 표본이 크거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 혹은 그 효과의 크기가 큰 경우들이 그렇지 않은 연구들보다 상대적으로 출판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출판 바이어스는 유의하지 않은 결과(negative finding)를 의미 없는(uninteresting) 결과로 잘못 해석하여 연구자 스스로 출판을 포기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유의하지 않는 결과라 하더라도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경우들이 많다. 따라서 사전 등록 체계를 통해 결과 내용이 모두 보고될 수 있도록(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판 바이어스 입장에서 연구자로서 연구 후에 ‘출판하지 않는 것’은 결과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
출판 바이어스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깔때기 그림(funnel plot)을 그린다. 이는 표본의 크기와 효과 크기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X축이 효과 크기를 Y축이 정밀도를 의미하며, 편차가 클수록 그림 아래쪽에 위치한다. 이 깔때기 모양이 비대칭을 한다면 출판 바이어스의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출판 바이어스를 그림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주관적일 수 있어 Egger와 Begg 검정을 통해 통계적 유의성 값을 산출한다.
출판 바이어스가 있을 때 보정하는 방법들이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정 방법을 적용하기 전에 결측된 연구를 찾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 해당 주제 전문가들에게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출판되지 않은 연구 결과를 포함할 경우, 연구의 질이나 데이터의 신뢰성이 낮아질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출판 바이어스의 보정 값은 보정 전의 결과와 함께 보조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메타분석에서 이상적인 통합은 1) 각 개별 연구들이 바이어스 없는 방법들로 수행되었다는 것과 2) 각 연구에서의 인구집단이 바이어스없이 모집되었다는 것을 가정한다. 만약 이러한 두 가지 가정이 맞지 않으면 왜곡된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 여기서 출판 바이어스는 2)와 관련된 개념이며 1)은 개별 연구들에 대한 질 평가와 관련된다. 즉 출판 바이어스는 아무리 질이 좋은 연구라고 하더라도(즉 개별 연구들에 대한 질적 문제가 아니라) 출판된 논문들의 전체적인 성향이 선택되는 경우의 문제이다.
질 평가(quality assessments, risk of bias)는 바이어스가 있을 위험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즉 문헌의 질 평가는 논문의 결과가 객관적이고 타당한 정보를 제공하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질 평가는 근거를 합성하는 데 필수적 요소로서 투명하고 재연 가능한 방식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질 평가의 내용은 연구의 방법론적 질에 초점이 있으며, 결과값 자체의 효과 크기와는 관련이 적다.
여러 형태의 질 평가 방법들이 개발되었으며 각 주제 및 연구들에 합당한 방법을 선정하여 적용하고 있다. 즉 무작위임상실험용 질 평가와 비무작위임상실험용 질 평가들이 구분되고, 임상에서의 진단목적 연구용과 단면조사용 질 평가 등이 구분되어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것들로는 Newcastle-Ottawa, ROBINS-I, ROBINS-E 등이 사용되고 있다. 최종적으로 개별 연구들을 종합하여 근거수준(level of evidence)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개별 연구들의 질 평가를 종합하는 GRADE(Grading of Recommendations, Assessment, Development and Evaluations)가 사용된다.
질 평가 방법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세부적인 항목들을 보다 객관화한 정량화를 시도하고 있다. 각 방법에서의 평가 항목을 개별 연구에 적용하는 것은 각 연구의 질적 수준을 합리적으로 비교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이러한 도구 자체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연구목적에 맞게 그리고 자료 활용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질 평가 항목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각 항목에 대한 판단은 연구자의 통찰력에 의존되기 때문에 질 평가 시 주관성이 개입될 수 있다. 따라서 2명 이상의 연구자가 함께 진행하여 일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유엔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UNSCEAR)에서는 방사선 역학연구의 질 평가에 적용하는 8가지 도메인과 평가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다. 다른 질 평가 방법의 항목들과 유사하지만 이해관계 항목이 추가되었다. 평가 방식은 우선 각 질문 내용에 대해서 합당한지 그렇지 않은지 혹은 정보가 충분한지 등을 구분하고, 이들을 종합하여 개별 논문에 대해 4개의 범주(high, moderate, low, very low)로 구분한다.
표 3.9.2 방사선 역학 연구에서의 질 평가 분야와 개념
미국국립암연구소 방사선 역학 부서에서 CT 촬영이 암발생 위험도를 증가시키는지에 대해서 체계적 문헌 고찰을 보고한 바 있다. PubMed를 통해 최종적으로 13개 국가에서 17개 논문을 선정하였다. 연구 형태는 병원 의무기록이나 보험자료를 후향적으로 연계하는 형태의 코호트 연구들이었다. 대부분 어린이 대상 연구였으며 백혈병과 갑상선 암에 초점을 두었다. 각 연구를 고찰한 결과, CT 촬영이 백혈병과 뇌종양에 대해 유의한 선량-반응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때 기저질환에 의한 교란 작용은 의미있게 기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단 뇌종양의 경우 역인과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고 잠재기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위험도가 과대 평가될 수 있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 치료를 위해서 수술, 약제와 함께 방사성요오드가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방사능 요오드 치료 때문에 고형암(특히 유방암)의 사망 위험도가 유의하게 증가했다는 결과가 갑상선 질환 치료자들에 대한 다기관 코호트 연구(미국과 영국)를 통해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결과는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며, 따라서 이에 대한 결과를 종합하고자 체계적 문헌 고찰을 시행하였다. 연구 결과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은 집단에서 유의한 암발생 및 사망은 관찰되지 않았으나(갑상선 암은 예외적으로 발생과 사망 모두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선량-반응 메타분석에서는 고형암과 유방암이 유의한 증가를 하였다. 그러나 유엔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가 제시한 질 평가를 적용한 결과 대체로 낮은 수준의 연구들로 평가되어, 방사선량당 위험도를 암종별로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는 질 높은 선량-반응 연구들이 진행될 필요가 있었다.
원전 주변 거주가 갑상선 암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는지에 대한 체계적 문헌 고찰을 시행한 바 있다(표 3.9.3). 연구 결과는 10개 국가의 36개 원전으로부터의 결과를 종합한 위험도는 표준화암발생률이 0.98(95% CI 0.87, 1.11), 표준화암사망률이 0.80(0.62, 1.04)로 유의한 관련성이 없었으며, 주요 특성별(노출 정의, 비교군, 성별, 질적 수준 등)로 결과가 일관적이었다. 한국 연구만이 유일하게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적용하였으며 여성에서 갑상선암의 유의한 위험도 증가를 보고하였으나 방사선 노출 평가의 부재, 연구대상자에서 어린이들을 포함하지 않는 등 방사선 노출과의 연 관성을 평가하기에 많은 제한점이 있었다.
표 3.9.3 원전 주변 거주와 갑상선 암 위험도의 특성별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