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 연구 방법은 관찰연구(observational study)와 실험연구(experimental study)로 구분하며, 관찰연구에는 기술역학 연구, 생태학적 연구, 단면조사 연구, 환자-대조군 연구, 코호트 연구 등이 포함된다. 이 외에도 체계적 문헌 고찰과 위해도 평가 연구도 역학 연구에 포함된다. 이러한 구분은 연구대상자를 모집하는 방법과 정보의 단위 등의 차이에서 비롯되며, 이에 따라 연구 방법별로 다른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각 연구 형태가 혼합되어 명확히 구별되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 또한 역학 연구 방법은 배타적으로 분류된 것이 아니어서 관점에 따라 다른 연구 형태로 불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소규모 인구집단을 단기간 추적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패널 연구라고 부르지만, 추적한다는 관점에 의해 코호트 연구라고 할 수도 있다.
각 연구 방법은 고유의 장단점과 특성을 갖는다(표 3.1.1). 따라서 연구 방법의 선택은 연구의 목적, 노출의 정도, 자료의 접근 가능성, 질병 발생의 크기, 수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신발도 발 크기가 맞는 사람에게만 어울리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신을 수 없는 것처럼, 각 연구 내용과 상황에 따라 가장 잘 어울리는 방법을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인과성 파악을 위해서는 무작위 실험연구가 가장 확실한 근거를 준다고 알려져 있으며, 관찰연구로서는 전향적 코호트 연구 혹은 코호트 내 환자-대조군 연구들이 우수한 근거를 제공한다. 또한 드문 질환의 경우 환자-대조군 연구를, 흔한 질병의 경우 단면연구나 코호트 연구를 적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역학에서의 연구 방법론은 단지 수단으로서의 접근을 넘어, 파악하고자 하는 연구 내용을 합리적으로 찾아 나가는 사고방식의 산물이다.
역학 연구에서 항상 코호트 연구 혹은 실험연구가 우선시 되는 것은 아니며, 연구 방법의 선정에 있어서 특정 방법론에 국한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원전 주변 주민들의 건강 영향은 국제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온 연구 주제로서 여러 형태의 연구 방법들로 수행되었다. 그러나 미국 학술원에서는 생태학적 연구와 자료 기반 환자-대조군 연구를 미국 내 상황에 적합한 연구 방법으로 추천한 바 있다. 관찰연구에서 전향적 코호트 연구가 인과성을 가장 잘 평가할 수는 있으나, 현실적인 가능성과 효율성 등 다른 요인들도 연구 방법 선정에 중요한 기준이 된 경우이다. 국내에서도 원전 지역주민들의 암 위험도를 조사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거의 유일하게 전향적 코호트 연구 방식으로 진행한 바 있으나 합리적으로 선택된 효율적 방법이라고 하긴 어렵다. 연구 방법 자체는 의욕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선택일 수는 있었지만, 진행 과정이 연구 목적에 충실하지 못한 사례일 수도 있다. 향후 국가적 차원에서 특정 주제에 대한 바람직한 역학 연구 방법을 선택할 때 참고해야 할 교훈이다.
표 3.1.1 주요 관찰연구 방법의 적용상황과 장단점 비교
한 가지 연구 주제에 반드시 한 가지 연구 형태만 적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동일한 가설에 대해서 다양한 방법론이 적용될 수 있다. 또한 같은 주제의 연구를 일련의 서로 다른 연구 방법으로 단계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연관성에 대한 근거를 더욱 분명하게 확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국 내 농약과 암위험도에 대한 역학 연구는 1970년대 생태학적 연구를 시작으로 1980년대 환자-대조군 연구, 1990년대에 와서는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