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실험이 1945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2,000건 이상 실시되었다. 특히 지상 핵실험(atmospheric nuclear weapons testing)에 따른 방사성 물질의 방출이 1950-60년대에 정점을 이루었다(그림 15.2.1). 이에 따라 핵실험이 실시된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서 암위험도가 증가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국립암연구소에서는 핵실험 낙진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으로 갑상선이 받았을 방사선량과 갑상선 암위험도를 평가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https://radiationcalculators.cancer.gov/fallout/).
전 세계적으로 많은 곳에서 지상 핵실험이 진행되었지만, 역학 연구가 이루어진 곳은 일부에 불과하다. 미국에서는 지상 핵무기 실험이 많이 진행된 네바다 지역을 중심으로 주변에 거주하는 어린이 청소년 약 2,500명에 관한 연구에서 갑상선량과 대부분의 갑상선 질환이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으며 특히 갑상선염과 결절의 위험도는 유의한 선량-반응 관련성을 보였다. 그 외에도 마샬군도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지역주민들에서 방사성물질 오염으로 인해 갑상선 암의 위험도 증가가 관찰되었다. 한편 현재 카자크스탄의 세미팔라틴스크(Semipalatinsk) 지역에서 러시아로부터 독립되기 전에 1949-1989년까지 456회에 걸친 핵실험이(이중에서 지상핵실험은 1949-1962년 동안 111회) 진행되었다. 이로 인해 주변 지역을 오염시켰고 지역주민들의 건강 영향을 파악하고자 하는 전향적 코호트 연구(SEMI-NUC project)가 국제암연구소 주관하에 진행되고 있다(https://semi-nuc.iarc.fr/).
그림 15.2.1 지상 핵실험에 의한 방사성 물질의 연평균 개인별 유효선량
한편 공기중 방사능 낙진 농도와 오랜 기간 암등록자료가 상대적으로 잘 갖추어진 미국, 캐나다, 영국,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뉴질랜드에서의 백혈병 사망률을 비교한 생태학적 연구에서는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일부 고노출된 북유럽 나라들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어린이 백혈병 발생 위험도가 고노출된 기간에 다른 기간보다 조금 증가된 결과를 보이기도 했으나 전체적인 연관성은 없었다. 즉 핵실험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는 심각한 영향을 주진 않았다.
핵실험 주변 지역주민 연구는 과거의 노출 상황이지만 현재의 원전 주민 연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상 핵실험으로 인한 공기 중 방사능 낙진 노출 형태는 현재 핵시설에서 배출되는 방사능 상황과 유사하게 비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핵 실험 주변 주민 연구 결과에 근거했을 때 원전 주민 연구에서 높은 방사성 물질이 노출되었거나 저선량에서 특별히 높은 위험도 모델을 주장하는 근거는 약하다고 할 수 있다.
대만에서는 1983년 방사성 코발트(60Co)에 오염된 철골이 많은 건물의 자재에 사용되었다. 1985년 한 치과의원에서 방사선 기계가 작동하지 않는데도 방사능이 검출되는 것을 계기로 벽에서 방사선이 누출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나 이러한 사실은 1992년 언론에 보도되기 전에는 주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선량 평가에 대해서는 미국국립직업안전보건연구소(NIOSH)와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적합한 모델을 구축하였으며, 구축된 모델에 대해서는 염색체 검사를 통해 타당도를 검증한 바 있다. 그러나 장기선량을 산출하진 않아 관련 역학 연구들에서 선량당 초과위험도 형태로 보고되진 않았다.
노출 주민에 대한 악성종양에 관한 연구가 현재까지 3편의 추적 연구로 진행되었다. 첫째 연구에서는 노출 주민 7,271명을 1983-2002년까지 추적한 코호트 연구에서 누적 평균 선량이 47.8mSv였으며 141명의 암환자를 관찰하였다. 백혈병(CLL 제외)의 표준화암발생비가 남자에게서 유의하게 증가하였고(SIR=3.6), 갑상선암은 여자에게서 유의하게 증가하였다(SIR=2.6). 그리고 30세 미만 노출자에서만 전체 암과 고형암 위험도가 방사선량 증가에 따라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두 번째 연구는 이들 주민 중 6,242명을 2005년까지 추적하였으며, 백혈병에서 유의하게 증가한 위험도(HR100mSv 1.19)와 유방암에서 거의 유의하게 증가한 위험도(HR100mSv 1.12, 90% CI: 0.99, 1.21)를 관찰하였다. 세 번째 연구에서는 이 코호트를 2012년까지 추적한 결과로서(노출 후 30년간 추적), 백혈병(CLL 제외), 유방암, 전체 암의 위험도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특히 노출 시 연령이 20세 미만인 여성에서 유방암의 위험도가 유의한 선량-반응 관련성을 보였다.
백내장에 관한 연구에서는 1998년에 114명의 노출된 주민에 대한 안과적 검사를 통해 20세 미만군에서 선량이 증가할수록 유의한 수정체 혼탁을 관찰하였고, 이들에 대한 후속 연구에서는 이러한 수정체 변화가 노출이 없는 지역으로 이주한 후에도 지속됨을 보고하였다. 그리고 임신까지의 시간이 엄마의 방사선 노출 속도(dose rate)와 관련 있음이 보고된 바 있으나, 누적선량과는 관련성이 없었고 노출이 없는 지역으로 이주한 후에는 일반인과 비슷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