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방사선은 진단 및 치료과정에서 환자와 일반인에게 노출되는 방사선으로 일상생활에 밀접히 연관되어 있으며 인공방사선 노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개별 의료 기계에서 방출하는 방사선량 자체는 감소하고 있지만, 의료접근성의 향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주 의료 시술을 받음으로 인해 전체적인 방사선 노출량이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방사선은 중요한 보건학적 문제로 주목받고 있으며, 의료노출에 대한 역학적 결과는 질병 발생 기전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임상적 결정에 중요한 근거가 된다.
유엔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UNSCEAR)에서는 의료 방사선 노출을 진단 방사선(일반, CT), 중재시술 방사선, 핵의학(진단, 치료), 방사선 치료 등 4가지 영역으로 분류한다. UNSCEAR에서 2009-2018년 사이 국가별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문헌조사를 통해 추정한 전 세계 한 사람당 의료 방사선 평균유효선량은 0.57mSv이었다. 이는 1988년 보고서에서 0.37mSv에서 2008년 0.65mSv로 증가하였다가 조금 감소한 값으로, 방사선 검사의 기술적 개선에 의한 것으로 해석되었다. 시술당 평균 유효선량의 경우 중재 방사선 시술에서 가장 높았으며 집단선량에서는 CT가 가장 많이 차지하였다.
특히 미국의 경우 1980년대에 1인당 전체 방사선 노출량은 3.6mSv였으며 의료 방사선량은 약 15%를 차지하였으나, 2006년에는 전체 노출량이 6.2mSv로 증가하였고 의료방사선량은 약 50%(3.0mSv)를 차지하였다. 그 중에서도 CT 촬영으로 인한 노출 선량이 연평균 1.5mSv로 가장 많이 차지하였으나 2010년 이후에 CT 촬영의 감소로 2016년 의료방사선량은 2.2mSv로 다소 감소하였다.
의료 방사선 노출 증가는 주로 CT 촬영, 중재 시술, 핵의학 시술 증가에 의한 것으로 개발도상국보다 선진국들에서 두드러졌다. 영국의 경우 2010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방사선량은 2.7mSv였으며 이중 의료노출은 16%를 차지하였으며, 프랑스는 2015년 기준 국민 1인당 방사선량 4.5mSv였으며 이 중 의료노출은 약 36%였다. 일본의 경우는 2011년 국민 1인당 방사선량은 5.9mSv이었으며 이 중 의료노출은 3.88mSv로 65%를 차지하였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26개국을 대상으로 2019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누적 선량이 100mSv 이상인 환자는 매년 약 백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였다.
우리나라는 2002년 기준 연간 개인 평균 선량은 총 3.82mSv이며 이 중 자연방사선 3.08mSv, 의료 0.74mSv, 직업 0.002mSv로, 의료노출은 전체 선량 중 19%를 차지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2019년의 경우 의료노출이 1인당 평균 2.42mSv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이중 CT 촬영에 의한 노출이 0.94mSv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국내 상황은 OECD 35개국 중 인구 1000명당 5년간 100mSv 이상의 누적선량을 받는 환자들의 숫자가 미국, 일본, 아이스랜드, 룩셈부르크, 터키에 이어 6번째 순위였다. 그러나 선량 산출과정에 개별적으로 실시되는 종합검진으로 인한 방사선 노출량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실제 노출량은 훨씬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진단 방사선 사용에 의한 방사선 노출로 75세까지 발생하는 누적 암 위험도는 영국에서 0.6%로 추산된 바 있다. 이는 영국에서 진단 방사선 노출에 의해 매년 추가적으로 700건의 암이 발생되는 규모이다. 조사된 다른 나라들의 기여위험도는 대체로 0.6-1.8% 수준이었으며 일본의 경우 3.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내에서는 2013년 자료에 근거해 진단 방사선 노출로 인해 0.9%의 인구집단 기여 암 위험도를 보고한 바 있다. 이는 매년 추가로 1,915명의 암 발생과 637명의 암 사망이 증가하는 규모이다. 이러한 추정은 나라마다 그리고 각 나라 내에서 연구 시 사용된 자료원의 범위와 검사별 선량 값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의료방사선 연구는 다음과 같은 특성 및 장점을 가진다. 1) 분할적(fractionated)으로 이루어지는 비균일한(non-uniform) 방사선 노출 형태에 대한 직접적인 건강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 2) 노출의 범위가 넓어 저선량 노출(진단 및 검진)및 고선량 노출(치료) 인구집단을 포함한다. 3) 어린이와 여성 등 다양한 인구집단을 포괄한다. 4) 의료기록을 통해 노출 및 건강 영향의 회상 바이어스를 줄일 수 있으며, 선량의 불확실성이 다른 노출 형태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5) 전자의료기록과 디지털 영상 자료들이 확대되고 있어, 대규모 인구집단에 관한 연구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의료 방사선 노출은 중요한 독립된 연구 주제임과 동시에 다른 형태의 방사선 노출 연구(직업적, 환경적 등)를 수행할 때는 보정해야 할 중요한 노출 형태이다. 왜냐하면 대체로 의료 방사선량은 직업적 노출선량보다 많아 직업 방사선 노출의 효과를 올바로 살펴보기 위해서는 의료방사선 노출량을 보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의료인들의 경우 직업적 방사선뿐 아니라 일반인과 같이 개인적인 의료검사나 치료로 인해 추가적인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 미국 방사선사 코호트 연구에 의하면 직업적 노출과는 별개로 개인적인 의료 방사선 노출로 인해서도 염색체 변이의 유의한 증가가 관찰되었다. 따라서 직업적, 의료적, 환경적 방사선 노출량을 함께 평가하여 방사선에 의한 건강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