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에서는 방사선(엑스선 및 감마선, 중성자, 알파 및 베타 핵종)을 확인된 발암 물질(carcinogenic to humans, Group 1)로 분류하였다. 엑스선 및 감마선의 경우 침샘암, 식도암, 위암, 대장암, 폐암, 골암, 피부기저세포암, 여성유방암, 신장암, 방광암, 뇌종양 및 중추신경계암, 갑상선암, 백혈병(만성림프구성 백혈병 제외) 등이 인체 발암성에 충분한 근거(sufficient evidence)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으며, 직장암, 간암, 췌장암, 난소암, 전립선암, 비호치킨림프종, 다발성골수암 등은 인체 발암성과 양의 연관성(positive association)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엑스선 및 감마선을 사용하는 의료방사선 종사자에게는 간암 및 부비동암 등은 인과성이 충분히 입증되진 않았다. 그리고 알파와 베타 핵종에 의해 발암성이 확인된 암종들로는 폐암, 골암, 간암, 백혈병, 갑상선암, 담낭암, 고형암, 부비동암, 간외 담도암 등이다. 한편 중성자의 경우 다른 방사선과는 달리 역학 연구에서는 근거가 불충분(inadequate)하지만 동물실험 연구에서의 충분한 근거로 인해 확인된 발암 물질로 분류되었다. 이처럼 국제암연구소에서는 모든 전리방사선을 발암성이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였으나, 각 방사선의 종류에 따라 인과성이 입증된 암종에는 차이가 있다.
표 9.2.1 방사선 종류에 따라 인체 발암성이 확인된 암종
한편 방사선 노출과의 관련성을 역학 연구들에 근거하여 아래 표 9.2.2와 같이 구분하기도 한다. 즉 역학 연구들에서 유의한 선량-반응 관련성을 보이는 경우(yes), 일부 선량-반응 관련성이 있긴 하지만 잠재적 교란 요인과 바이어스가 있을 수 있는 경우(possibly), 질 높은 역학 결과의 근거가 없으며 연구별로 일관성이 없는 경우(unclear)로 분류한다. 후자로 분류된 암종은 위험도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아직 선량-반응 관련성을 나타내는 연구가 부족하거나 각 역학 결과들의 일관성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표 9.2.2 방사선 노출과 암종 분류
방사선 역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암종별 방사선과의 연관성 차이를 고려하여 전체 암, 전체 암에서 백혈병 제외한 암종, 전체 고형암, 백혈병(CLL 제외) 등으로 분류하여 위험도를 평가한다. 그리고 전체 악성종양 중 방사선 노출과 인과성이 확인된 암종들을 묶어서 방사선 노출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기도 한다. 만약 개별 암종별 환자수가 충분하다면 암종별로 위험도를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굳이 암종을 묶을 필요는 없다.
특정 인자와 관련된 암종을 분석 시 제외함으로써 방사선 노출과의 연관성을 보다 분명히 파악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만약 흡연에 의한 영향을 배제하고 싶다면 고형암에서 흡연과 관련된 암종을 제외할 수도 있다. 이는 위험요인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는 경우 그 위험요인들과 관련된 결과를 간접적으로 보정하는 방식이다. 비슷하게 방사선 노출과 백내장 발생 연구에서도 전체 백내장을 질병으로 하는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방사선 노출과 관련이 높은 후낭하백내장(posterior subcapsular cataract)으로만 국한하면 방사선 노출과의 위험도를 더 분명히 살펴볼 수 있다.
고형암과 백혈병을 구분하여 분석하는 이유는 1) 방사선으로 인한 초과상대위험도의 크기, 2) 선량-반응 곡선의 형태, 3) 노출 후 발생하는 시간적 양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즉 백혈병은 방사선 노출로 인한 초과상대위험도가 고형암보다 크며 노출 후 발병시기도 짧다. 또한 고형암과 방사선량은 대체로 선형 관련성을 보이지만 백혈병은 선형 혹은 선형-이차 관련성을 보인다. 백혈병을 세분화할 때 전체 백혈병에서 만성림프구성 백혈병(CLL)을 제외하는 이유도 방사선 노출과의 연관성에 대한 이질성 때문이다.
만성림프구성 백혈병(CLL)은 일반적으로 방사선 노출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왔으나 일부 연구에서는 연관성이 보고된 바 있다. 체르노빌(Chornobyl) 사고 당시 작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방사선 노출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으나 국제 원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INWORKS)에서는 유의한 관련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현재 미국 보건복지부에서는 보상 차원에서 만성림프구성 백혈병을 방사선에 기인한(radiogenic) 직업적 질환으로서 인정하고는 있지만, 아직 인과성이 과학적으로 인정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방사선 노출에 의한 암 발생 최소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백혈병의 경우 노출 후 2년, 갑상선 및 전체 고형암은 5년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방사선에 노출된 나이, 암의 종류와 추적 기간에 따라 다르므로 방사선 유발암의 잠복기 평균은 일정하지 않다. 방사선에 의한 위험도 증가는 노출 후 시간이 지나더라도 기저위험도로 회복되진 않고 평생 지속된다.
방사선에 의한 암 위험도는 장기별로 달라, 골수는 방사선에 매우 민감하여 백혈병이 방사선 노출에 의한 가장 중요한 질환(cardinal disease)으로 간주하는 반면, 자궁경부, 전립선, 췌장, 만성림프구성 백혈병, 흑색종, 호즈킨 림프종 등과는 아직 연관성이 불분명하다. 이러한 암종별 연관성의 차이는 방사선 연구의 방향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왜 같은 방사선에 노출되었음에도, 장기별로 위험도 차이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파악은 암 발생의 기전적 측면뿐 아니라 암 예방의 보건학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제시해줄 수 있다.
방사선량과 암발생 위험 간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모델로서 그림 9.2.1과 같은 선량반응 모델들이 제시되었다. 이들은 방사선량이 증가함에 따라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에는 같지만 1) 문턱선량의 존재 여부와 2) 암 발생 위험 증가의 형태를 다르게 가정한 차이이다. 이들 모델들은 관찰된 결과가 아니라 저선량 노출 상황에 추정하기 위한 것이며, 이때 저선량(low dose)이란 일반적으로 100mSv 미만을, 저선량률(low dose rate)은 시간 당 5mGy 미만(혹은 분 당 0.1mGy 이하)의 속도를 의미한다. 이들은 방사선량이 증가함에 따라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에는 같지만 1) 문턱선량의 존재 여부와 2) 암 발생 위험 증가 형태를 다르게 가정한다. 방사선 노출과 암 발생과의 선량-반응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방사선의 발암 기전을 파악하는 학문적 깊이를 더하는 것뿐 아니라 방사선 방호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는 데 중요하다.
그림 9.2.1 방사선 위험도를 저선량으로 외삽하는 모델들 (a, linear extrapolation; b, downwardly curving (decreasing slope);
c, upwardly curving (increasing slope); d, threshold; e, hormetic.)
방사선과 암의 관련성은 대부분 문턱 없는 선형모델로 설명되지만, 방사선 건강 영향에 어느 하나의 모델이 맞느냐고 묻는 것은 적절한 질문이 아니다. 왜냐하면 건강 영향의 종류에 따라 각 경우가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혈병의 경우 선형-이차곡선(linear-quadratic model)을 보이기도 하며, 갑상선의 경우는 선형모델을 따르다가 고선량에서(약 10-30Gy) 수평을 유지하고 이보다 더 높은 선량에서는 감소하는 비선형 관련성을 보인다. 방사선과 암위험도는 단일 식이라기 보다는 인구집단별로(연령, 성별 등) 장기별로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어느 하나의 모델로만 설명하기보다는 각 모델을 모두 종합하여 통합시키는 방법(multi-model inference)이 시도되기도 한다. 이 방법에서는 여러 다양한 선량-반응 모델 중 가능성 있는 합리적 모델들을 선정 후 각 모델의 기여분율을 반영시켜 하나의 모델로 구축한다. 향후 이러한 접근이 단일 모델들을 대치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지만, 선량-반응 관련성을 특정 개별 모델에 고정하지 않고 종합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 문턱 없는 선형모델
문턱 없는 선형모델(linear no-threshold model, LNT)은 방사선 노출에 의한 암발생이 문턱 없이 선형적으로 비례하는 형태이다. 실제로 여러 역학연구의 결과가 악성종양과 관련하여 문턱 없는 선형 모습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미국방사선방호협회에서는 현재까지의 주요 역학 연구 결과들이 LNT 모델을 지지하는 것으로 정리한 바 있으며, 이를 근거로 LNT 모델의 사용이 방사선 방호 목적에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하였다 (표 9.2.3). 이 모델에 의하면 아무리 적은 선량이라도 그 선량값에 비례하는 만큼의 위험도는 이론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그러나 미국방사선방호협회에서의 LNT 모델 지지는 방사선 방호(radiation protection)의 목적이지 위험도 평가(risk estimation)를 위한 것은 아니다. 즉 어떠한 모델도 선량-반응 관련성을 완벽히 설명해주는 데에 제한점이 있는 상황에서 문턱 없는 선형모델이 현재까지의 지식수준에서 저선량 방사선에 의한 건강 영향을 방어하는 데 가장 유용한(usefull) 모델로 판단한 것이다.
표 9.2.3 LNT 모델 지지 정도에 따른 각 연구별 분류
(나) 하향곡선
저선량 방사선의 건강 영향은 하향곡선(downwardly curving, supralinear)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가능한 이유들로 첫째는 방사선에 민감한(hypersenstive) 집단이 존재하는 경우 일반적인 집단의 선형 형태와 합쳐져서 하향곡선이 그려질 수 있다. 즉 초반기에 민감군이 빨리 암에 걸리고 이들이 모두 포화하고 나서는 다시 관련성이 감소할 수 있다. 둘째로 방사선에 대한 저항성이 유도되는 경우(radioresistance), 즉 저선량으로 인해 이후 노출되는 방사선에 적응되어 선량이 증가할수록 반응의 민감성이 감소할 수 있다. 셋째는 방사선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세포들에서도 세포 손상이 나타나는 구경꾼 효과(bystander effect)에 의해 저선량에서 큰 영향을 보이다가 선량이 높아질수록 주변 세포들이 이미 영향을 받아 포화하므로 하향곡선을 보일 수 있다. 하향곡선은 LNT보다 저선량의 위험도를 과대평가한다.
(다) 상향곡선
상향곡선(upwardly curving, linear-quadratic)은 저선량의 경우 위험도가 적게 나타나다가 방사선량 증가에 따라 건강 영향이 급격히 증가하는 형태이다. 생물학적으로 저선량에 노출 시 고선량에서보다 손상이 더 적게 일어나고 따라서 복구가 더 잘 될 수 있다는 데 근거한다. 실제로 역학 연구에서 백혈병(혹은 염색체 변이)의 경우 흔히 관찰되며, 따라서 백혈병에 대한 위험도를 산출할 때 단순 선형이 아니라 선형-이차모델(linear-quadratic model)을 적용한다. 그러나 저선량 구간에서는 LNT와 위험도 차이가 크게 없어 일반적으로 단순한 선형모델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모델은 하향곡선과 반대로 방사선의 위험도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
(라) 문턱모델
문턱 모델(threshold model)은 일정 선량 이상에서 암 발생이 일어나고 그 이하에서는 암 발생의 위험이 없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결합 조직에서 유래하는 악성종양인 육종(sarcoma)의 경우 저선량 방사선 노출에서는 잘 관찰되지 않다가 고선량 노출 시 증가한다. 이는 결체 조직이 잘 분화하지 않고 암발생을 위해 고선량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육종은 저선량 역학연구에서는 잘 보고되지 않고 주로 방사선 치료와 같은 고선량 노출 연구에 이차암으로 보고된다. 그러나 이러한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 악성종양의 경우 문턱모델은 일반적으로 적용되기에 합리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비악성 질환의 건강 영향을 설명하는 데에는 문턱모델이 활용되고 있으며, 이때 문턱선량이 얼마인지는 각 건강 영향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마) 호메시스
호메시스(hormesis)는 매우 적은 선량에서는 암 발생의 위험도가 기저 위험도보다 낮다가(예방 효과) 일정 선량 이상에서 다시 증가하는 현상이다. 방사선만이 아니라 여러 화학물질에 저노출 시 신체기능을 촉진해서 신체가 더 잘 적응하도록 한다는 것으로 실험실적 연구에서 관찰되기도 한다. 이 모델을 방사선 관리에 적용할 수 있는지와 관련해서는(즉 낮은 방사선량 노출을 허용하거나 권장하는 것이 방사선 관리 기준 설정에 바람직한가 등) 많은 논쟁이 있다. 즉 방사선 방호에 호메시스의 적용은 매우 적은 선량으로 인한 불필요한 불안감 혹은 방사선 감소를 위한 과도한 경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공중보건학적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이유들이 있다. 첫째는 인구집단 내에는 방사선에 취약한 집단(어린이 및 방사선 민감군 등)이 있으며 이들에게는 적은 선량이라도 건강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둘째, 어느 선량까지를 긍정적인 영향을 가진 선량이라고 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다. 현재 사회에서는 개인별 방사선 노출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따라서 호메시스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이미 그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호메시스에서 발견되는 긍정적인 세포 수준의 지표 변화들이 궁극적으로 건강에 이로운지는 불분명하다. 또한 관찰된 일부 긍정적 효과가 모든 건강 영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다른 건강영향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소량의 알콜 섭취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시켜 주기도 하지만, 악성종양의 위험은 증가시킨다. 따라서 알콜 섭취에 대한 허용기준을 심혈관 질환에서의 결과만의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방사선 노출에 의한 암 발생에는 많은 요인(노출선량, 노출형태, 성별, 노출 시 나이, 노출 후 시간, 도달 연령 등)이 영향을 준다. 고선량 방사선에 노출될수록 암위험도가 높으며, 방사선의 노출량 및 속도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다. 노출 시 연령이 어릴수록 방사선에 의한 암위험도는 높게 나타나며 위험도의 크기는 각 암종별로 다르다. 특히 갑상선암 위험도는 어릴 때 노출 시 매우 높고 20세 이후엔 적게 나타난다. 여성이 남성보다 대체로 단위 방사선량에 의한 암위험도가 높다. 노출 이후 시간이 길수록 그리고 도달 연령이 증가할수록 암위험도는 증가한다. 이때 같은 노출 이후 기간이라고 하더라도 노출 시 연령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같은 도달 연령이라도 노출 기간이 긴 경우 위험도가 더 높게 나타난다.
(가) 노출량
방사선량(dose)에 많이 노출될수록 암발생 위험도는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고형암의 경우에는 역치가 없는 선형모델로,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은 선형-이차모델의 형태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사선 노출로 유의한 암위험도를 보이는 가장 낮은 선량(minimal level of significant exposure)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대체로 추적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유의한 위험도를 보이는 선량이 점차 감소하였다. 얼마까지 감소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충분한 추적 기간이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여러 역학연구에서 역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저선량에서 위험도가 없어서 안 나타난 것이 아니라 아직 관찰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일본 원폭 생존자 연구에서는 고형암 사망의 경우 추적 기간이 1950-1985년과 1950-1990년인 연구에서 최소 선량이 300mGy이던 것이 1950-1995년까지 추적한 연구에서는 200mGy로, 그리고 1950-2003년까지 추적한 연구에서는 150mGy로 감소하였다. 암발생의 경우 1958-1987년 추적연구에서는 175mGy였다가 1958-1998년까지의 추적연구에서는 150mGy로, 그리고 1958-2009년까지 추적한 최근 연구에서는 100mGy로 감소되었다. 체르노빌 작업 종사자들에 대해 추적 기간별로 고형암 발생위험도를 살펴본 결과에서도 추적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최소 유의 선량값이 점차 감소되어 1992-2009년까지는 250mGy까지 였다가 2013년까지 추적한 결과에 의하면 175mGy으로 줄어들었다(사망률을 기준으로 할 때는 225mGy에서 200mGy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방사선에 의한 초과상대위험도가 연령 증가에 따라 감소하지만, 추적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질병 발생자가 증가하는 현상과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향후 각 연구에서 추적 기간을 확대함에 따라 방사선에 의해 위험도(radiation-induced risk)를 보이는 선량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암위험도와 유의한 최소선량은 연구 인원수와 통계적 검정력에 의존하므로 일본원폭생존자 연구와 같이 점차 연구집단을 점차 성별 혹은 장기별 접근을 하는 경우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일반적으로 100mSv 이하의 노출에서는 위험도가 불분명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여러 노출 형태의 낮은 선량에서도 암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직접적인 역학 증거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들 연구는 대규모 인구집단으로 일반인의 노출 형태로서, 비일본인으로부터의 결과이면서 일본 원폭 생존자 연구 결과와도 대체로 일관적이다. 태아 및 소아때 방사선에 노출된 연구들에 의하면 20mGy 정도의 저선량에서도 어린이 백혈병 위험도가 유의하게 증가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간혹 100mSv 미만의 방사선 노출에 의해서는 건강 영향이 없다고 표현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최근 역학 결과들이 반영되지 못한 표현이다. 건강 영향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용어들(위험이 없는 것, 위험이 낮은 것, 아직 잘 모르는 것) 간에는 큰 차이가 있으므로 구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저선량 방사선(low-dose radiation)은 100mSv 미만을, 저선량률(low dose rate)은 시간당 5mGy 혹은 분당 0.1mGy를 받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러나 과거에는 200mSv를 기준으로 한 바 있다. 유엔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UNSCEAR)에서는 전리방사선의 선량 구간을 나누어 고선량(high)(>1Gy), 중간선량(moderate)(100mGy-1Gy), 저선량(low)(10-100mGy), 극저선량(very low)(<10mGy)으로 정의하고 있다. 저선량의 범위는 "암위험의 증가가 가능하지만 인구집단에서 아직 직접 관찰되지는 않은" 것을 의미하므로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서 변화될 수 있다.
(나) 노출 형태
방사선의 노출 형태(exposure type)에 따라서도 건강 영향의 위험도가 다르다. 즉 고선량 노출에 의한 건강 영향 결과를 저선량 노출에 추정하는 경우 그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며(선량효과), 같은 선량이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계속 노출되는 경우 단시간에 노출된 경우보다 건강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선량률 효과). 이러한 가정은 동물실험을 통해 같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되더라도 나누어 받는 경우가, 한 번에 많은 양을 받는 경우보다 손상이 잘 회복되는 결과에 근거한다. 따라서 저선량의 건강 위해도를 추정할 때 고선량에서의 위험도를 저선량에서의 위험도로 나눈 비(ratio)를 적용하기도 하며, 이를 선량-선량률 효과인자(dose and dose-rate effectiveness factor, DDREF)라고 한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선량과 선량률을 함께 고려하기도 하지만 각각을 구분하여 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예를 들어 같은 선량에서의 다른 선량률에 의한 영향)하기도 한다.
만성 저선량에서 암위험도를 추정할 때 LNT에 근거한 위험도를 DDREF 값 2 혹은 1.5을 적용해 급성 고노출에서의 위험도를 나누어 주었다(단 백혈병의 경우엔 저선량에서 위험도 감소가 이미 반영된 선형-이차모델을 적용하므로 DDREF를 적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무런 보정을 하지 않는, 즉 DDREF를 1.0으로 하는 것이 국제적 추세이다(표 9.2.4). 실제로 인구집단에서 관찰되는 효과는 동물실험에서와 달리 선량-선량률 효과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들이 있다. 예를 들어 저선량의 만성적인 노출 형태인 원전 종사자들에서의 초과상대위험도가 급성 노출 형태인 일본 원폭 생존자 연구에서의 위험도와 비슷하게 관찰되었다. DDREF를 적용하는 경우에 ICRP에서는 200 mGy이하 노출에만 국한한다.
그러나 각 연구 간에 관찰된 초과상대위험도가 비슷하다는 것이 선량-선량률 효과를 폐기해야 한다는 역학적 근거가 될 수 있는지에는 논란이 있다. 왜냐하면 방사선에 의한 초과절대위험도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전 종사자 연구와 원폭 생존자 연구에서의 초과상대위험도 값은 비슷하지만, 초과절대위험도 값은 차이가 크다. 따라서 DDREF를 1로 하는 것은 상대위험도 측면에서만 치우친 판단일 수도 있다. 위험도를 파악하는 두 측면인 상대위험도와 절대위험도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제한된 지식으로 다른 노출 상황에서의 인구집단에 방사선 영향을 추정할 경우 지속적인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
표 9.2.4 선량-선량률효과인자(DDREF)의 발전과정
(다) 노출시 연령
방사선에 의한 악성종양의 위험도는 대체로 노출 시 연령(age at exposure)이 어릴수록 높게 나타나고 연령 증가에 따라 감소한다. 그러나 방사선에 의한 위험도의 크기와 노출 시 연령과의 관련성은 각 암종별로 다르다. 예를 들어 일본 원폭 생존자 연구에서 갑상선암의 경우 노출 시 연령이 어릴수록 위험도가 높고 20세 이후엔 적어졌다. 반면 폐암의 경우는 고형암 양상과 반대로 노출 시 연령이 높을수록 초과상대위험도가 증가하였다.
즉 방사선에 의한 암 위험도는 일반적으로 노출 시 나이가 어릴수록 높아지지만 각 암종별 그리고 인구집단별로 다를 수 있다. 일부 암종은 어릴 때 노출 시 암 위험도가 성인과 비슷하거나 적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효과 크기의 판단은 평가 지표 즉 초과상대위험도 혹은 초과절대위험도로 평가하였을 때 각각 다르다. UNSCEAR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여 표 9.2.5와 같이 조직별 평가 지표별로 어린이와 성인에서의 방사선 노출에 의한 발암 위험도를 비교한 바 있다. 예를 들어 방사선에 의한 위암 사망 위험도의 경우 초과상대위험도로 판단할 경우 어린이가 성인보다 높지만 초과절대위험도를 판단할 경우에는 차이가 없었다. 반면 대장암 발생 위험도의 경우 어린이가 성인에 비해 높은 위험도는 초과절대위험도로 판단할 경우에만 관찰되었다.
표 9.2.5 성인에 비해 어린이에서의 방사선의 발암 위험도(carcingenesis risks) 비교
(라) 노출 후 시간 및 도달 연령
방사선 노출 이후 시간 및 도달연령(time since exposure and attained age)에 따라 암 위험도가 다르며 이러한 양상은 각 암종별로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최소한의 잠복기 이후 암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노출 이후 기간이 길수록 위험도는 증가한다(즉 방사선 노출 10년 이후 위험도가 5년 이후의 암 위험도보다 크다). 고형암의 경우 노출 후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위험도가 정상으로 돌아오진 않는다. 그런데 같은 노출 이후 기간이라고 하더라도 노출 시 연령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 예를 들어 20세 노출 이후 10년 뒤의 30세 때의 위험도와 50세 노출 이후 10년 뒤인 60세 때의 위험도는 다르다. 또한 도달 연령이 증가할수록 초과상대위험도는 감소하고 초과절대위험도는 증가한다(그림 10.1.1 참고). 한편 백혈병의 경우 도달연령이 증가할수록 초과상대위험도뿐 아니라 초과절대위험도도 감소한다. 이는 암종별 연령별 기저율의 차이에 의한 것이다.
(마) 성별
방사선에 의한 위험도는 암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단위 방사선량에 의한 암위험도가 크다. 일본 원폭 생존자 연구에서는 여성에서 남성보다 높은 위험도가 관찰되었으며 이는 어릴 때 노출될수록 더욱 차이를 보였다. 반면 미국 방사선사코호트 연구 등 직업적 노출 연구에서는 성별(sex) 차이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들이 관찰되었다. 성별 위험도 차이가 전적으로 방사선 감수성에 기인한 것인지, 다른 요인에 의한 효과변경인지, 혹은 성별 기저율의 차이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성비에 따른 위험도는 방사선 관리에서 중요한 변수이다.즉 방사선량으로만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노출량이 적은 경우도 있지만 건강위험도 측면에서 보면 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사선 방호를 위한 우선순위 집단은 노출량만이 아니라 실제 건강위험도를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 상호작용
방사선은 다른 위험인자들과 암발생에 있어서 상호작용(interaction)을 보이며, 그 양상은 인구집단에 따라 다르게 관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원폭 생존자 연구에서는 방사선에 의한 폐암의 초과상대위험도가 비흡연자에서 흡연자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방사선 치료환자들에서는(호즈킨병 ) 방사선에 의한 폐암의 초과상대위험도가 흡연자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방사선에 대한 유전적 감수성과의 상호작용을 파악하는 것은 발암 기전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환자의 방사선 치료에 대한 임상적 결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